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샤갈Chagall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이라 꽤 오랜만에 샤갈 관련 전시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미리 얼리버드로 예매까지 해놓았는데 정작 관람은 6월말이 되어서야 이렇게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기 때문일까, 전시회는 기대이하였다.

전시회에 실망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로 유화작품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나머지 작품들은 드로잉작품 등이었다. 전공자들에게는 그림의 민낯을 보여주는 드로잉 작품들이 꽤나 훌륭한 교육자료가 된다고 하던데, 비전공자로서 그저 샤갈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나에게는 부족한 유화작품수가 마이너스 요소일 수 밖에 없다.

두번째로는 샤갈 작품 본연에 대한 테마보다는 샤갈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홍보하고자 하는 느낌이 더 강한 전시회였기 때문이다.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위주로 전시를 해서인지, 작품 설명이나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전시회장 곳곳의 분위기가 그러했다. 샤갈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굳이 이렇게 강조할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샤갈이 러시아나 프랑스에 접점이 있는 것이 좀 더 대중에게 알려진 사실이고, 유대인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으니, 이런 기회에 샤갈을 내세워 미술계에서도 유대인의 위대함을 알리고자 하는 입장이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난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민족주의적인 관점을 배제하고 보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프로파간다에 다소간이 불편함을 느꼈다.

이번 전시회가 나의 샤갈 작품 선호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이번 전시회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얼리버드로 저렴한 가격에 방문했기에 망정이지, 제돈 다 내고 방문했더라면 꽤 강력한 혹평을 했을 듯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