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크림 페투치네 @일마지오 삼성점

요즘 몸무게에 약간의 룸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제한적으로만 섭취해왔던 탄수화물을 마음껏 섭취하고자, 저녁먹고 바로 스터디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는 일마지오 삼성점을 찾았다. 일마지오라는 곳이 파스타를 주문하면 피자를 무한리필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7시가 조금 안되는 시각이라 사람들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들어가 보니, 회식하러온 듯한 무리들이 4~5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이외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 상황에 나 혼자 가서 앉아 있으려니 상당히 뻘줌하다. 동시에, 이렇게 손님이 없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걱정이 되었고, 그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이미 점찍어둔 버섯 크림 페투치네를 주문했다. 난 두꺼운 페투치니 면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페투치니면을 보면 항상 그 메뉴로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 파스타가 도착하기 전에 벌써 무한리필되는 조각 피자가 먼저 서빙되었다. 그런데, 한 입 베어 물어 보니 딱히 맛이 없다. 그냥 서비스로 제공하는 피자라서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낮은 기대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냥 느끼한 맛밖에 나지 않는다. 피자가 맛이 없기가 참 힘든데... 테이블에 핫소스라도 있었으면 좀 나았을텐데 그것도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조금 기다리니 버섯크림 페투치네가 서빙되었다.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다. 사진을 몇 장 남기고 드디어 먹어 보았다. 약간의 느끼함만 참을 수 있다면 크림파스타가 맛이 없기도 힘들고, 특히나 난 느끼한 음식을 꽤 잘먹는 편이며, 게다가 좋아하는 페투치니면이 들어 있으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맛이 없다. 맛이 없다니... 크림파스타가 맛이 없다니...

우선 간이 좀 덜되어 있다. 저염식으로 유명한 곳인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갈 때 걱정하는 것은 간이 너무 세지 않을까인데, 이렇게 싱거운 것은 또 처음이다. 요즘 내가 간이 세진것일까? 아예 간이 없는 것은 아니니, 이번엔 간이 좀 덜 된 건강한 파스타를 먹겠다는 생각으로 먹기는 했는데, 한가지 더 거슬리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마늘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었다. 혼자서 마늘향이 너무 튄다. 특별히 잡내를 없애야할 재료가 들어간 것이 아닐텐데, 왜 이렇게 마늘을 이렇게 많이 넣은 지 잘 모르겠다.

본전생각이 나기도 하고, 지금 저녁을 못 먹으면 10시까지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라 다 먹기는 하였지만, 오랜만에 마음먹고 탄수화물 흡입하러 왔는데,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화가 났다.

입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니 이렇게 간이 약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강한 마늘향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 아니다. 일마지오 모든 지점에서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인지, 아니면 삼성점에서만 유독 이런 맛이 나는 것인 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마지오는 안가는 쪽으로...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