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8

호텔 아르테미스

한국에서는 총상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 병원측은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아마도, 미국도 비슷한 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범죄자들이 총상을 입어 치료가 필요한 경우 공식적인 병원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범죄자들을 위한 회원제 병원이다. 그리고, 호텔 아르테미스를 지키는 사람은 전직 간호사 출신인 토마스 아줌마.

범죄와 메디컬 장르를 넘나드는 스토리는 관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였고, 나 또한 재미있을 것같은 생각에 극장을 방문했으나, 영화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난 그 이유가 아이러니 하게도 토마스 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Jodie Foster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들의 침묵일 비롯해 조디 포스터의 연기력은 이미 입증이 된 바가 있다. 다만, 조디 포스터의 연기는 작품석을 높이는 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극의 완급을 조절하고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목적으로는 뭔가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는 것같다. 시나리오를 골라잡을 수 있는 자리에 올라와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녀의 시나리오 취향이 상업성 보다는 작품성에 취중한 스타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호텔 아르테미스는 상업적으로도 흥행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과는 참 무미건조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있지만 그 개성이 영화에 잘 녹아들어가지 못했다. 토마스 아줌마의 약점들은 동정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답답함만 느껴지며, 특히나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범죄자들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며 버티는 장면에서는 투철한 직업정신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기는 커녕, 전염병이 돌아 소개령이 떨어졌는데도 고향을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는 노인네의 똥고집같은 것이 느껴져서 화가날 지경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행동들도 비슷한데, 그냥 도망가도 될 것 같은데, 자존심 세울 타이밍이 아닌 것같은데, 뭔가 숭고한 느낌을 짜내기 위해서 일부러 스스로 희생당하려고 경쟁하는 듯했다. 이런 것을 시나리오의 허점이나 빈틈이라고 부르는 지, 연출력의 실패라고 부르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참 영화가 어설프게 느껴진다.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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