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의 과학』 마틴 셰퍼

저자인 마틴 셰퍼Marten Scheffer를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생태학자라는 소개를 찾을 수 있다. 『급변의 과학』은 생태학자가 임계전이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생태학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는 책이다. 내가 복잡계와 관련한 책을 읽는 것은 주로 달무드님의 추천이 계기가 되는데, 이번에 알게된 『급변의 과학』도 예전에 포스팅된 달무드님의 글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아마도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교수의 저서인 『총, 균, 쇠』나 『문명의 붕괴』와 매우 비슷하다. 아마도 저자가 생태학자라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생태학적 베이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예는 호수가 어떻게 하면 맑아지는 가, 또는 어떻게 혼탁해지는가이다.

저자가 기대하던 결론은 아니겠지만, 내가 확실하게 깨달은 지식은 매우 소소한 것들인데, 대표적으로 호수가 혼탁해지면 다시 맑게 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그렇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를 75%이상 제거하면 천천히 호수가 맑아 진다고 한다. 호수가 혼탁해진다는 의미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호수 밑바닥의 수생식물의 광합성이 방해를 받아 용존 산소량이 줄어들며, 더 나아가 혐기성 생물인 시아노 박테리아가 활개치게 된 상태를 뜻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개체수를 늘릴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물고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임계전이 이론이지만, 이 이론은 용어부터가 매우 어렵고 파생되어 등장하는 용어들도 매우 낯설기 때문에 비전문가인 내 입장에서는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다만, 대체안정상태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게 되었다. 즉, 임계점을 돌파하면 기존의 상태로 돌아오기가 매우 힘든 상태가 되며, 해당 계가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다가 대체안정상태에 접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호수의 예로 맑은 상태가 안정상태, 혼탁한 상태가 대체안정상태라고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반대로 설명할 수도 있다.

책의 원제목은 『Critical Transitions in Nature and Society』로 임계전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Nature에 해당하는 내용이 대다수이고, Society에 해당하는 내용은 부차적이다. 결국, 자연보호하자는 내용으로 귀결된다.

이 책을 선택할 때는 뭔가 임계전이나 복잡계 이론을 이용하여 금융시장에서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는데, 복잡계 이론이나 임계전이 이론이 이렇게 교양서적만 읽어서 답을 얻기가 힘든 분야기에 당연히 목표에 근접하지 못했다. 책에도 여러 번 강조되지만, 복잡계 이론은 매우 어려워서 전문가들도 잘못된 답을 내놓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그래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호수를 맑게 하는 방법을 알았다는 것으로 그저 위안을 얻고자 한다. 맑게할 호수를 소유한 것도 아닌데.... 쩝...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