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인과 연

신과함께: 인과 연이 곧 개봉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처음에는 작년 12월에 개봉했던 신과함께: 죄와 벌이 재개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후속편이 나오기에는 너무나 짧은 인터벌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8개월만에 후속편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정말 후속편이 나왔다!

추측컨데, 아마도 한꺼번에 다 찍어놓고 나눠서 개봉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촬영을 스튜디오에서 하고 CG로 처리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도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닌지라 이런 속도는 놀랍기까지 하다.

신과함께: 죄와 벌을 보면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환타지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억지스러운 신파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워낙에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라 별 생각없이 보다가 뜬금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졌는데, 이번 인과 연은 그런 신파와는 좀 거리가 멀다. 죄와 벌이 죽어서 저승에 온 자홍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에는 그들을 데려오는 일을 하는 차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 한가지 상반되는 것은 죄와 벌이 아들과 어머니에 대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면, 이번 인과 연은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참 복잡하고 입체적이다. 그래서, 쉽게 울거나 쉽게 웃기가 어렵다.

인과 연 또한 멋진 CG를 자랑하지만, 이미 죄와 벌에서 등장했던 미장센의 재탕이라 감흥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것을 아는지 저승을 배경으로 한 내용들 보다는 이승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이승에서는 마동석이 연기한 성주신이 엄청난 활약을 한다. 정말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영화판에서 이렇게 활약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 나라 관객에게도 이런 근육질 배우가 먹히다니...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