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연어, 곤부지메, 그라브락스 그리고 광어회 @유키노 하나 건대입구점

지난번에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그냥 집에서 마음의 평온을 되찾기 바빴지만, 이번 서울행에서는 심이누나와 약속을 잡았다. 빈말이겠지만 올라오면 꼭 보자는 뉘앙스를 표시해주는 것이 참 고맙기도 하고, 바쁜데 나 때문에 본가에 있다가 빨리 올라온 것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건대입구는 심이누나와 나 모두 만나기 편한 곳에 위치해 있어서 종종 이용되는 장소인데, 여기서 두 가지 정도 골라서 심이누나에게 공을 넘기니 유키노 하나를 선택했다. 심이누나는 거제도에 있던 애한테 회먹자고 하자 그런 것이 실수였나 고민했다지만, 회도 서울이 가장 맛있다. 세상 음식이 다 서울이 제일 맛있다.

두 가지를 주문했는데, 그 중 하나는 심이누나가 나의 연어 취향을 이미 알고 미리 도착해서 주문해 놓은 것이 생연어와 곤부지메한 연어, 그라브락스한 연어를 모듬해 놓은 것이다. 정성을 들여 곤부지메하거나 그라브락스 처리한 연어보다 난 생연어가 더 맛있었다. 아마도 익숙함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유난히 그라브락스는 입에 맞지 않았는데, 은은하게 퍼지는 달달함이 적응하기가 꽤 힘들었다. 그러나 남기지 않았다. 불평하면서 먹기는 잘 먹는다. ㅋㅋㅋ

집에서 뭔가 잔득 먹고 나와서 첫번째 메뉴로도 충분했는데, 심이누나는 배불리 먹여 내려보내고 싶은 마음인지 하나를 더 주문하란다. 계속 광어를 배불리 먹고 싶었으나 광어만 있는 메뉴는 찾을 수 없었고, 연어와 광어가 반반씩 있는 메뉴가 하나 있어서 이것을 주문했다. 광어 지느러미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는데, 특별히 칼집까지 내주셔서 쫄깃한 식감을 즐기기 위해 오래 씹어야 하는 수고로움 마져도 없었다. 광어 지느러미는 정말이지 최고의 부위 중 하나이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만족스러운 편이다 딱히 인테리어 비용을 들이지 않는 동네 횟집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번화가에 있는 다른 횟집과 비교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며, 이 가격에 이런 멋진 플레이팅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