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mm 렌즈캡

4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조그마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하나 있다. 소니 A5000 모델인데, 얼마전 처음에 받았던 렌즈캡이 망가져 버렸다. 상당히 당황스러운 것이 소니 하면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이 생각나서 렌즈캡 하나 사려면 몇 만원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함께, 거제까지 내려와 있는 마당에 소니 서비스센터까지 오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우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인터넷에서 사제 렌즈캡을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려는데, 처음에는 넣어야할 검색어 조차 생각나지 않았다가 "소니 렌즈 커버" 비스무레하게 검색을 하니, 이런 것을 렌즈캡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고, 소니 정품 렌즈캡이 1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없을까 해서 좀 더 "소니 렌즈캡"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사제 렌즈캡을 소니 정품보다 훨씬 저렴하게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렌즈캡은 브랜드와 무관하게 렌즈의 직격에 따라 구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렌즈를 확인해 보니 49mm 라고 씌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49mm용 사제 렌즈캡을 구입하여 본가로 택배를 보냈고, 본가에 도착하여 씌워본 결과 (당연히) 딱 잘 맞는다. 심지어 정품보다 좀 더 빡빡하게 잘 끼워져서 잘 빠지지 않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사실, 정품 렌즈캡은 좀 헐거워서 조금만 충격을 받아도 빠지는 경우가 많았었다.

심미적으로는 소니 정품 렌즈캡이 훨신 이쁘지만, 렌즈캡 본연의 기능만 생각하면 이번에 구입한 사제 렌즈캡은 120%로 만족스럽다. 기능적으로 역할을 훨씬 잘 수행하며, 끈도 달려 있어 분실의 염려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저렴해서 백업으로 하나 더 주문해 놓긴 했는데, 이 카메라가 망가질 때까지 렌즈캡을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