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광어회

거제도는 말그대로 섬이고 그래서 회가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어떤 이유에서인 지는 모르겠으나, 거제도는 상당히 물가가 비싼 편이다. 뉴스에서는 거제도 상권이 무너졌네 어쩌네 하지만, 실상 물가만 보면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게다가, 횟집에 가도 어종선택의 자유가 박탈된 상태에서 그냥 주인이 썰어주는 모듬회를 먹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6개월동안 회나 실컷 먹겠다는 나의 소망은 이루어지기 힘들 것같다.

그래서, 마련한 Plan B, 바로 마트에서 회를 사와 집에서 먹는 방법이다. 물론, 서울에서도 가능한 방법이였긴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회를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나만 먹자고 회를 사다가 혼자 먹고 있기도 좀 뭐해서 이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마트마다 강점이 있는 회가 있는 것 같았다. 영화를 보러 고현 시외버스터미널 쪽으로 나온 김에 CGV와 같은 건물에 있는 홈플러스에서 포장된 광어회를 하나 사와서 집에서 펼쳐 보았다. 양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혼자 먹기에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물론, 난 서울 동네 횟집에서 주로 2인분으로 나오는 소자 크기의 회도 혼자 잘만 먹긴 한다.

먹어보니 맛이 나쁘지 않다. (당연하지만) 광어회의 맛이다. 게다가, 간장과 와사비까지 넣어 주니 따로 뭔가를 준비할 것도 없이, 그냥 간장종지만 하나 준비해 놓으면 된다. 이 날을 위해서 이미 간장종지는 준비해둔 상황이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광어 지느러미쪽 쫄깃한 살이 좀 더 많이 들어가 있는 것같아 더욱 마음에 들었다. 세일하는 연어를 뒤로하고 정가에 팔리는 광어회를 선택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장보러 옥포 롯데마트나 고현 홈플러스에 가서 회를 사올 예정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