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새우요리와 가지볶음 @하오차이

짧지 않았던 추석연휴지만 전광석화같이 흘러가 버렸다. 달콤한 추석연휴의 마지막날, 거제도로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어떻게든 서울에 더 머물러 있으려는 나의 강한 의지로 23:30 장승포행 버스를 예약해 놓았다. 버스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려는 태세였다. 이로 인하여 모임을 갖을 하루가 더 생겼고, 그래서 웹디동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차시간까지 즐기고자 하는 의지로 웹디동 사람들을 남부터미널로 소집하는 무리수를 두었는데, 두 분 모두 기꺼이 나와 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감사함에도 불구하고 배은망덕하게 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고야 말았다. 사실, 마지막날 할 일들이 좀 있었고, 서두르며 짐을 싸다보니 빼먹고 빼먹어 다시 싸고 다시 싸다보니 늦을 수 밖에 없었다.

민웅형과 심이누나는 제 시간에 도착하여 먼저 탕수육을 주문하여 식사를 시작하고 있었고, 내가 도착하였을 땐 몇 조각이 남아 있어서 탕수육의 사진은 찍지 못했다. 식어 버린 몇 조각을 먹어 보니 맛이 나쁘지는 않은 것같다. 그리고, 나보고 먹고 싶은 걸 시키라고 해서, 이럴 때 늘 나를 유혹하는 새우요리를 지나칠 수 없었고, 그래서 중새우요리라는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식당에서 가지요리를 추천했다고 하길래 가지볶음 또한 주문하였다.

중새우 요리는 중국요리라기 보다는 드레싱 많이한 샐러드같은 비주얼인데, 실제로 맛도 샐러드에 가까웠다. 다만, 새우의 퀄리티가 훌륭하고 새우 요리이니 당연히 새우가 많이 들어가 있었다. 새우 샐러드라고 하면 더 맛이 와닿지 않을까 싶다. 실제 새우의 향이 느껴지고 새우의 탱글한 식감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드레싱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칼로리는 높을 것 같다.

가지요리는 생각했던 것과 상당히 달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는데, 일반적으로 중식당에서 가지요리라고 하면 가지의 수분을 거의 다 날려 버리셔 튀김에 가깝게 볶은 그런 식감의 요리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정작 서빙되어 나온 가지볶음은 가지탕이라고 하면 좀 기나치고 가지 두루치기 정도의 비주얼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가지를 먹어보면 물컹물컹한 그 가지 본연의 식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식감이 싫어서 가지를 잘 안먹는 것인데... 이 가지 요리를 꽃빵과 함께 먹는 것인데, 꽃빵은 밥 대신이라고 보면 된다. 이 가지만 먹으면 좀 짜다.

전반적으로 음식의 퀄리티가 훌륭하였으나, 계산하고 보니 가성비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