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9

곰팡이

초가을에 접어 들었음에도 나의 거제도 원룸에 서식하고 있는 곰팡이들의 기세는 여전했다. 추석연휴를 보내고 돌아와 보니 옷장의 안과 밖에 엄청난 수준의 곰팡이가 꽃을 피우고 있었고, 그걸 물티슈로 제거하느라 고생을 했는데, 더 충격적인 것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바로 책상이었다.

이 책상은 철재다리 위에 MDF 나부랭이 상판을 올린 구조인데, 겉으로 보이는 상판의 윗면과 모서리는 비교적 깔끔하게 도장되어 있으나, 아랫면은 그냥 그 MDF 그대로 포름알데히드를 내뿜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우연히 책상 상판 아랫면을 보았더니 옷장의 곰팡이 수준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곰팡이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곰팡이 꽃이 제대로 피어나서 아랫면을 거의 덮다시피 한 것이다. 이걸 보기 전에는 마음에 안들지만 접이식이라 거제도 생활을 마감한 후에 서울로 가져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여 박스도 안버리고 있었는데, 그러한 고민이 해결되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새벽에 벌어진 곰팡이와의 전쟁은 일단 끝났다. 책상 아랫면의 곰팡이들은 너무나 엄청난 수준이라 물티슈로 닦는데도 닦는 와중에 곰팡이 가루가 날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딱히 건강상식이 없더라도 딱 보면 몸에 해로울 듯한 가루가 날린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난 데미지를 받았다.

걱정스러운 것은 다시 곰팡이들이 세를 회복하여 나의 서식지를 침범해오는 상황이다. 이미 옷장은 여러번 물티슈로 닦아내도 계속해서 곰팡이들이 세력을 회복해 버리기를 여러 차례, 책상밑은 눈치 못채다가 한꺼번에 제거를 한 상태지만, 정말 언제 다시 피어나올 지 모르겠다. 무서다. 인터넷에서 곰팡이 퇴치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읽어도 마땅히 좋은 방법은 없는 것같다. 계속 생활해야 하는 공간에 락스를 바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가 곰팡이보다 내가 먼저 갈 수 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최대한 환기를 시키고 옷장도 항상 열어 놓고 있다. 옷도 다 빼내어 피트니스용 벤치에 올려둔 상태이다. 운동을 안할 좋은 핑계가 생겨 버렸다.

그나저나, 곰팡이들은 왜 이런 해로운 물질들을 선호하는 것일까? 원목가구에 곰팡이가 서식하면 이해를 하겠는데, 포름알데히드가 내뿜어지고 있는 MDF가 노출된 면이나 옷장같이 PB로 도장이 된 면에 곰팡이가 세력을 넓히는 것을 보면 곰팡이의 취향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일단 좀 더 지켜 보기로... 다시 곰팡이가 강하게 세력을 확장하면 락스질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ㅜ.ㅜ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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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neb
    물먹는하마를 20개 정도 놓아두면 좀 덜생기더라.
    내가 일하는데도 하도 곰팡이냄새가 나서 물먹는하마 20개에 제습기 돌리니 좀 낫더라. 문도 좀 열어두고!
    2018.10.07 14: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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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
    20개? ㅋㅋㅋㅋ ㅜ.ㅜ

    디행히 지금은 한주 지나니 서늘해져서 그런지 좀 개선된 듯. 그래도 혹시 몰라서 옷장문은 항상 열어 두고 있는 상태
    2018.10.07 14: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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