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7

전복해물뚝배기 @지세포전복뚝배기

거제시의 경제가 파탄났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서 자주 들어왔는데, 실제로 거제에서 두달 가까이 거주하면서 경험을 해보면 물가가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서울 물가와 비견될만 한데, 정작 서비스 측면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즉, 물가는 서울에 못지 않은데, 서비스는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특히나, 해변에 가까이 갈수록 관광지 물가가 적용되어 서울을 앞지르는 가격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지세포 방파제까지 왔다가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미리 찜해 놓은 식당을 찾았다. 지세포전복뚝배기라는 곳이었다. 관광지 물가를 적용하지 않아 로컬들이 주로 찾는다고 하는 곳이라고... 지세포 쪽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강성횟집이라는 곳이었으나,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관광지에 와서 기꺼이 그 정도는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바다를 보며 잘 차려져 나오는 모듬회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나같이 형편이 좋지 않아 시내버스로 여행(?)온 사람들의 경우, 바다는 나가서 따로 보고, 식사는 전망이 덜 좋지만 로컬들이 자주 오는 가성비 좋은 곳에서 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시그니쳐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전복해물뚝배기를 선택했다. 상당히 푸짐한 양의 해물들이 뚝배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고, 실제로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맛을 보니 태어나서 이렇게 시원한 국물은 처음이다. 일반적인 동태찌개의 국물은 당연히 압도하고 대구지리탕에 비견될 수준의 시원함이었다. 고추가루를 푼 국물이 지리에 비견된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살마이라면 한 숟가락 뜨자마자 소주를 찾을 그런 국물맛이었다. 물론, 난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그냥 시원한 국물만으로도 만족했다.

가장 먼저 골라 먹은 것은 문어였는데, 작은 문어 1/4 마리 정도가 들어 있고, 가위와 집게가 제공되어 적절히 잘라 먹을 수 있다. 문어 조각을 호호 불어서 와사비를 푼 간장에 찍어 먹어 보니 쫄깃쫄깃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래 익혀 질기지도 않고 설 읽지도 않은 딱 마음에 드는 쫄깃함이었다. 다만, 좀 짜다. 뚝배기에 들어 있는 다른 해물은 그렇지 않은데, 유독 문어만이 매우 짰다.

그 다음에 먹은 전복 또한 그 동안 맛보았던 전복보다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제주도에 갔을 때 먹었던 해물탕에 들어 있던 전복의 경우 상당히 딱딱한 식감이어서 전복에 대한 나의 로망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는데, 이 전복해물뚝배기에 들어 있는 전복은 상당히 마음에 드는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안내문에는 살아 있는 전복이 들어 있고, 살아 있을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씌여져 있었으나, 차마 살아 있는 전복을 먹지는 못하고 문어를 먹을 동안 탕에다가 깊숙히 박아 넣고 두번째 해물로 골라 먹은 것이었다. 전복은 죽은 지 얼마 안되었거나 살아 있을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외에 가리비나 각종 바지락 또한 만족스러웠다. 다만, 바지락과 홍합의 경우 그리 신선해 보이지는 않았다.

뚝배기 한 그릇과 밥한공기를 머고 나니 엄청나게 배가 부르다. 거의 한 시간동안 정신없이 먹고 나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by 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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