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Away Home( 아름다운 비행 )

고등학교 시절에 보았던 영화는 머릿속에서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많은 영화를 보지 않아 희소성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또한,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라서 그럴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쨌던, 고등학교때 시간에 쫓겨서 끝까지 보지 못했던 영화를 다시 보게 되어 매우 기뻤다.

정말 궁금한 것이 많다. 원작이 있을까, 과연 이 거위들을 어떻게 훈련시켜서 에이미를 그토록 잘 따르게 만들었을까,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에이미를 엄마로 생각했을까...

참 기발한 이야기다. 엄마 거위 대신 에이미라는 꼬마 소녀가 아기 거위들을 보살피면서, 결국 아빠의 도움을 받아 나는 법까지 가르쳐 철새로서의 정체성까지 유지시켜 주었으니, 대단한 일 아닌가!

비행 훈련때도 힘들었지만, 실제로 국경을 넘어서 비행을 한다는 것 자체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공군 비행장 소동, 안개, 사냥꾼, 도시의 높은 빌딩, 개발업자들, 정말로 많은 시련을 이긴 끝에 철새 도래지에 도착하게 된다.

그 절름발이 거위. 과연 다른 거위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자막으로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처음에 절둑거리면서 혼자서 날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쓰러웠는데, 참 다행이다.

아름다운 비행, 정말 원제보다도 훌륭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지 않은가? 서양적인 자연관에 의거하고 있지만, 자연과 친밀한 사람들, 그들이 진정한 아름다움 그 자체라고 믿는다. 그 꼬마 소녀, 안나 파퀸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