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롱바오, 깐풍기, 게살스프 @딘타이펑 강남역점

중국요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왠지, 맛집 탐방같은 것을 갈 때 중화요리는 적극적으로 선택하지는 않게 된다. 뭐랄까, 중화요리집은 모이는 사람들의 식성을 잘 몰라서 무난한 선택을 해야 하거나, 아니면, 어르신들 모시고 가는 자리인데 한식이 좀 애매한 경우 정도에만 가게 되는 것같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란 있는 법, 나에게 딘타이펑은 적극적으로 가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이다. 바로 샤오롱바오 때문이다.

격주 중 서울에 올라오는 주말, 이번주에는 Davina를 만나 딘타이펑을 방문하였다. 샤오롱바오Xiaolongbao를 나보다도 훨씬 더 좋아하는 Davina는 한때 딘타이펑을 한달에 몇 번도 가곤 하였고, 지금도 자주 가는 편인 듯하여 조심스럽게 물어 봤더니 2주전에 갔지만 또 가도 상관이 없다고 하여 결정을 한 것이다.

Davina는 샤오롱바오만 있으면 다른 메뉴는 무엇을 고르든 개의치 않겠다는 뉘앙스라 주로 내가 나머지 메뉴를 고르게 되었는데, 우선 무난하게 다른 중국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깐풍기를 선택했고, 추가로 국물요리 대신 선택한 것이 게살스프였다. 먼저 나온 것이 게살스프였는데, 게살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 있어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 들어 있는 것이 정상인데, 게살들어간 음식에 게살이 많이 들어간 걸 최근에 경험에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만족감이 높았다.

그리고, 샤오롱바오가 나왔다. 최근에는 자취를 하다보니 만두를 자주 먹는 편에 속하지만, 샤오롱바오는 다른 만두들과는 격을 달리한다. 여러가지 베리에이션이 있지만, 역시나 우리의 선택은 돼지고기가 든 기본형 샤오롱바오였다. 왼손으로 숟가락을 들어 샤오롱바오 하나를 올려놓고 만두피를 살짝 찢어 육즙이 녹아 있는 국물이 살짝 흘러나올 타이밍에 생강 한가닥을 올려서 입안에 넣으니 기억했던 바로 그 맛이다. 난 이 맛을 정말 사랑한다. 다음에는 그냥 고민할 것 없이 샤오롱바오만 세 판을 주문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깐풍기도 등장했다. 깐풍기 역시 맛있었다. 양념은 다른 중국집에서 먹는 깐풍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역시 닭의 퀄리티에서 앞서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살짝 늦었지만 퀄리티 있는 점심을 먹은 후 인근 스타벅스로 옮겨 담소를 나누다가 거제행 버스에 올랐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월요병이 시작되는 일요일 저녁을 싫어하겠지만, 거제도행 버스에 오르기 직전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른 직장인들보다 좀 더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온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