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태스크

회사에서는 프로젝트를 관리해 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 개발자로서 프로젝트 관리에 그다지 신경쓸 필요 없이 나에게 할당된 업무만 처리해주면 되지만, 개인적으로 별여 놓은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것들은 직접 프로젝트를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평소에는 그냥 종이나 포스트잇에다가 끄적여 놓았는데,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고 집 밖에서는 엑세스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프로젝트 관리 앱을 찾아 보기 시작하다 발견한 것이 마이스터태스크MeisterTask라는 앱이다.

우선 혼자 관리하는 프로젝트라 아무 앱이나 써도 무방하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은 대체적으로 아사나Asana, 트렐로Trello, 그리고 이 마이스터태스크 정도가 있다. 다른 것들도 많은데 최종적으로 나에게 후보로 선택된 것은 위 세 가지이며 그 중에서 궁극적으로 마이스터태크스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세 앱을 굳이 내가 자세하게 비교하기에는 사용기간이 짧은 감이 있어, 마이스터태스크로 정착하게 된 동기 정도만 설명하자면, 우선 처음 발견한 것은 아사나와 트렐로인데, 트렐로는 아이패드로 접속했다가 다시 아이폰으로 나온 이후로 UI가 너무 작게 변해서 돌아오질 않았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포기했고, 아사나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는데, 우연히 검색하다가 트렐로 쓰다가 마이스터태스크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마이스터태스크를 다운받아 사용해 보니 조금 더 UI가 마음에 들었다. 매우 단순하지만, 그게 이유이다. 아사나도 괜찮은 툴이라 생각한다.

마이스터태스크에서 제공하는 오브젝트들의 hierarchy는 프로젝트 > 섹션 > 태스크 > 체크리스트/커맨트 라고 보면 된다. 돈을 내면 프로젝트 위에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단계가 생성된다고 한다. 섹션은 프로젝트의 진행단계로 사용하길 권장하는 것 같은데, 나같은 경우는 그냥 카테고리나 프로젝트 아래의 대분류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컬럼 형식으로 되어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옆으로 제끼면서 보기 편하다. 태스크는 진행상태에 따라 Complete이나 Archive 정도로 상태를 표시할 수 있고, 댓글을 몇 개 달면 알아서 Trending이라고 마킹을 해준다.

처음에 사용하려 했던 목적은 사이드 프로젝트 관리지만, 사용하다보니 이걸 아이폰의 노트 대신에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를 해보았는데, 제법 쓸만하다. 물론 메모장을 대체하는 많은 앱들이 존재하고 에버노트 같은 것이 아마 그런 류의 앱 중에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데, 좀 과한 것 같고, 그냥 메모했던 것에서 살짝 체계만 잡아 놓는다는 생각으로 접근을 하니 각종 생활 정보들을 메모해 놓은 것을 Life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에 든다.

이 Life라는 프로젝트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은 바로 체크리스트인데, 장보러 가서 까먹고 안사오거나 쓸데없이 사게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유용할 것 같다. 장바구니에 집어 넣으면서 체크해주기 딱 좋을 듯하다. 다음에 장보러 가서 한 번 사용해 봐야겠다.

그리고, Restaurant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아이폰 메모장에 적어 두었던 맛집탐방 리스트를 모두 저장해 보았다. 서울의 구별로 섹션을 만들고, 거기서 세부 지역을 태스크로 만들 후, 다시 태스크 아래에 맛집 리스트를 체크리스트로 적어 놓았는데, 살짝 아쉬운 점은 체크리스트에 따로 커멘트를 작성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체크리스트도 체크/언체크 상태 뿐만 아니라 별을 달 수 있거나 하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맛집 리스트용 앱은 아니니 그냥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기 전에는 마이스터태스크에서 이렇게 관리할 예정이다. 멤버를 추가해서 입맛이 비슷한 사람끼리 리스트를 추가해 나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사람이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