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라이벌 관계는 영화화 되면서 마블코믹스 쪽으로 상당히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연결해주는 탄탄한 통합적 시나리오는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이다. 반면에 DC코믹스의 저스티스리그는 수퍼맨과 그 들러리 영웅들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게다가, 쓸데없이 무거운 분위기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팬들의 취향과는 다소 핀트가 어긋나 있는 듯하다. 그런 상황에서 DC코믹스가 반전을 모색하여 성공한 케이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원더우먼이다. 그리고, 여기에 아쿠아맨을 추가해야겠다.

아쿠아맨의 세계관은 꽤 흥미롭다. 고대 아틀란티스라는 문명이 있었고, 그 문명이 과도한 욕심을 부려 핵융합에너지를 사용하려다가 지하로 가라 앉았는데, 다행히 그동안 개발한 기술 덕분에 물속에서 그럭저럭 찬란한 문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육지의 인간들이 자꾸만 바다를 오염시키고 점점 자신들의 세상이 노출될 위기에 처하자, 육지와의 전쟁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육지의 등대지기와 아틀란티스의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아쿠아맨이 중재자로 나서도록 설득하는 것이 아틀란티스의 외교관인 메라이다.

내가 남자라서 그렇게 느끼는 지는 잘 모르겠으나, DC코믹스에서는 남성 캐릭터들보다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압도적인 듯하다. 특히, 침체된 저스티스리그의 인기를 되살려 놓은 영화들에서 여성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사실상 할리 퀸을 연기한 마고 로비Margot Robbie가 하드캐리한 영화이고, 원더우먼 역시 갤 가돗Gal Gadot이 활약했다. 그리고, 이번 아쿠아맨에서는 오히려 아쿠아맨이 메라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듯한 상황이다. 난 엠버 허드를 극중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정말이지 엠버 허드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특히나 아틀란티스의 유니폼(?)을 입고 나왔을 때는 인어공주인줄...

앞으로 저스티스리그 시리즈가 흥할 지는 모르겠으나, 각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만든 영화들은 꽤 전망이 좋아 보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