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블비

처음 트랜스포머가 개봉했을 때는 정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로봇들끼리의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어린 시절 로봇을 가지고 놀거나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던 추억을 되살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리즈 후반으로 갈 수록 그 임팩트에 힘이 떨어지고, 이야기는 산으로 흘러 가면서 이제 그만 만들어져야 하는 시리즈가 되어 버렸는데, 범블비라는 이름으로 다시 영화가 개봉하자 또 속겠거니 하고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번엔 좀 괜찮다.

이야기의 시작은 오토봇들이 디셉티콘의 공세에 밀려 사이버트론에서 탈출을 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그 탈출의 목적지는 지구, 지구에서 새로운 오토봇들의 기지를 건설하여 부활을 꿈꾸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도착하는 오토봇이 바로 범블비이다. 옵티머스 프라임은 범블비가 지구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기 때문에 선발대로 보낸 것일까? ㅎㅎㅎ

이제는 거의 트랜스포머의 클리셰가 되어 버린 듯한데, 너드 기질의 틴에이지 하나를 만나서 서로 교감하며 위기에서 인간을 구해주기도 하고, 종종 미약하지만 인간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친해지지만, 이런 교류를 인정하지 못하는 못된 어른들이 방해를 한다. 그리고, 결국은 그들의 관계를 인정하는 뭐 그런 결말이다.

그동안 트랜스포머가 혹평을 받았던 여러 가지 단점들을 덜어 내고 딱 하나의 히어로인 범블비만 데리고 영화를 만드니 그럭저럭 괜찮은 영화가 만들어 졌다. 트랜스포머 첫 편 다음으로 재미있다. 그래도 영화가 신선하다거나 다시 시리즈가 부활할 것 같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매력적인 소재이기는 한데, 신선하지는 않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팬으로서 반갑기는 한데, 이것이 끝이라 해서 섭섭한 감정이 들지는 않는 정도랄까.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