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서든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미래를 알고 싶어하며,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비지니스가 존재한다. 바로 미래학이라는 분야이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제3의 물결』로 유명한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가장 유명한 미래학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미래학과 미래학자들을 정면으로 비판한 책들이 있는데 그 중에 윌리엄 서든이 쓴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어 보았다. 원제가 더 위트있게 지어졌는데, 『The Fortune Seller』이다. 점쟁이를 일컫는 fortune teller를 살짝 비튼 이 제목은 미래학자들을 점쟁이와 다름없는 사람들이라고 비꼬는 뜻을 담고 있다. 즉, 미래학자들의 예측은 가끔 맞아 떨어지는 것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적중률이 크게 낮은 편이며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는 미래학자들을 대차게 비판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미래학자들은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미래학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긴 하지만, 이 책이 비판하는 분야는 미래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흔히 경제 전망이나 경제 예측이라는 것이 나오고 정교함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경제학이 경제의 전환점 등 중요한 포인트를 제대로 예측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은 대공항을 예측하지도 못했고 서브프라임모기지발 금융위기를 예측하지도 못했다. 예측한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은 주로 항상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고 떠벌리던 사람들이었다.

세부적으로 기술적 분석가들에 대한 비판은 꽤나 신랄했는데, 과거의 차트가 형성된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주가를 예측하려는 행동은 과거 별자리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점성술사가 하는 짓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들의 노력에 코웃음을 친다. 그들 중 나 또한 포함되어 있기에 더 신랄하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니 할말이 없다.

이 외에도 기술적 예측이 쉽게 틀리는 것이나, 기상 예측이 틀리는 것들에 대한 비판, 그리고, 마르크스가 기대했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번영과 민주주의의 몰락이 이뤄지기는 커녕 반대로 흘러간 것들에 대한 비판이 나열되어 있다.

저자의 비판과는 별개로 과거와 같이 앞으로도 미래학이라는 학문은 존재할 것이고, 그들의 예측은 계속 빗나가겠지만, 돈을 버는 쪽은 미래 예측이 틀리지 않았냐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자들일 것이라는 사실은 저자 또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미래 예측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비해 예측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은 너무나 쉽고 감동도 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