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십육계 제16권 『욕금고종』 청화

삼십육계의 제 16번째 전략은 잡기위해서는 놓아 주어야 한다는 역설적인 의미를 가진 욕금고종이다. 소설 삼십육계에서는 삼국의 후반기 사마씨들의 진나라가 오나라를 궁지에 모는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나마 삼국지의 이야기라 좀 익숙하긴 하지만, 삼국지의 후반은 인생무상을 느끼게할 만큼 공허하기 짝이 없다. 영웅들은 싸우다 죽고 병들어 죽고 늙어 죽어서 남아 있는 인물이 별로 없다. 나라가 안정되면 영웅들이 설 자리는 줄어들고 시스템과 제도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촉은 이미 망했고 조씨 왕조인 위마저 사마씨들에게 먹혀서 진나라가 오나라의 마지막 숨통을 조여 오는 상황, 진은 그 역할을 양호라는 자에게 맡겼고, 오나라의 명맥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황제를 칭하는 손씨지만 실제로는 육손의 아들인 육항인 상황이다.

왜 시대적 배경으로 이 시기를 택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욕금고종의 예는 제갈량이 맹획을 일곱번 잡았다가 놓아준 이야기 등이 더 와닿을 듯한데, 양호가 오나라 주민들을 잡아서 포로로 만들지 않고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 수 있게 한 정책은 욕금고종의 예라고 할 수는 있지만 상당히 장기적인 플랜으로 시행된 전략이기 때문에 임팩트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욕금고종은 실제로 전투에서 상당히 많이 사용되어져 왔다. 코너에 몰린 적을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추격하지 말라는 격언은 어느 전쟁사에서는 통용되는 이야기다. 굳이 함정에 빠지지 않더라도, 알아서 자멸하는 것을 기다리면 되는데 괜히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죽기를 각오한 일격필살로 없어도될 아군의 피해를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경찰이 조무래기 범죄자는 풀어 주어서 끄나풀로 쓴다던지 하여 더 큰 범죄자를 잡는데 활용하는 등 활용의 예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