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보이

헬보이가 리붓되었다. 꽤 오래전에 영화화되었을 때는 접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리부트되었다고 하여 극장을 찾았다. 이렇게까지 피비린내나는 영화인 줄은 몰랐다가 살짝 당황했지만, 그 잔인성이 워낙에 희화화된 까닭에 잔인하다는 느낌 보다는 만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킬빌을 보면서 너무 잔인하다라는 느낌보다는 만화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계속 능지처참당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좀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 영화 스토리를 엉뚱하게 아더왕 이야기에 섞어 놓았다. 원작 소설도 있다고 하는데, 원작 소설이 원래 이런 이야기가 아닐텐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아더왕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또한 당황했다. 여러 모로 나를 당황시키는 영화다. 엑스칼리버를 뽑는 헬보이라니...

또한, 영화가 마치 탐 크루즈Tom Cruise와 소피아 부텔라Sofia Boutella가 주연했던 2017년작 미라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탐 크루즈가 맡았던 닉 캐릭터를 헬보이로 바꾸고 소피아 부텔라가 열연했던 미라 역을 이번에 니무에 역으로 열연했던 밀라 요보비치Milla Jovovich로 바꾸면 뭔가 비슷한 영화가 만들어질 것같다. 두 영화 모두 강력한 악녀를 부활시키는 스토리 아니던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열연한 밀라 요보비치를 기대했으나, 이번 헬보이에서는 그런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지는 않는다. 조각조각 갈라져서 봉인되어져 있던 팔다리 모으느라 바쁘기도 하거니와, 완성체가 되어서도 그저 손가락 까딱까닥 하는 수준의 액션밖에 없다. 그녀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과거의 액션 배우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힘든 것이 아닌가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