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초어묵고로케 @삼진어묵 영도본점

어묵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요즘은 기름에 튀겼다는 이유로 어묵을 건강에 해로운 음식으로 인식하여 잘 먹지 않는 편이다. 물론, 떡볶이에 들어 있는 어묵을 정말 좋아하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삼진어묵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어묵과 삼진어묵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브랜딩 관점에서 그러했다.

예전에 읽었던 신문 기사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어묵 냄새가 너무나 역겨워서 도피유학을 떠난 아들인가 손자가 돌아와서 가어을 이어 받는 과정에서 이렇게 브랜딩을 하고 어묵이 시장에서 파는 싸구려 음식이 아니라 베이커리같은 음식으로 만들었다. 난 이러한 비슷한 시도, 예를 들면 CJ에서 붕어빵 한마리를 런던 매장에서 5파운드에 파는 것을 조롱하는 편이지만, 왠지 삼진어묵은 응원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런 로열티를 이유로 영도 여행에 삼진어묵 영도 본점을 끼워 넣었다. 방문을 해서 특별히 뭔가를 한 것은 아니었다. 역사관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았지만 방문하지도 않았다. 그저 본점에서 어묵 고로케를 두 개 구매함으로써 삼진어묵 브랜드를 응원하는 도리를 하고 싶을 뿐이다. 뭔가 숙제를 끝낸 느낌이다.

체력이 다 떨어졌는지 사진 수평 맞추기가 슆지 않다.
건물은 정상적으로 잘 세워져 있다

친절을 바라기엔 손이 좀 모자라는 느낌이랄까. 계산을 기다리는 손님을 소화하기도 바쁜 점원에게 쫓겨나듯 어묵 고로케를 구매하고서 맞은편에 위치한 삼진주가에 자리를 잠시 차지하고 구매했던 땡초어묵 고로케와 불고기어묵 고로케를 먹어 치웠다. 삼진주가에서도 뭔가 어묵으로 조리한 음식을 팔기는 하지만 딱히 땡기는 음식이 없어서 앉아서 이미 구매한 어묵 고로케만 먹고 나왔다.

맛있긴 정말 맛있는데, 비싸긴 꽤 비싸다. 고로케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받아들일 만한 가격인데, 어묵이라고 생각하면 차마 사기 힘든 가격이다. 아무튼 땡초어묵 고로케는 추천한다. 느끼함을 매콤함으로 잘 컨트롤해내는 맛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