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문서 세단기

본가에 수동으로 돌려서 사용하는 문서 세단기가 있는데 오래 사용해서인지 스티커같이 끈적한 종이를 넣어서인지 날이 무뎌져서 잘 안잘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다시 주문을 하려다가 자동으로 가는 가정용 문서세단기가 있지 않을까 찾아 보니 USB 포트를 이용한 문서 세단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값도 그리 차이가 안나길래 주문을 하였다. 주문한 지는 꽤 되었는데 게을러서 이제서야 택배상자를 열어 실제로 사용해 본다.

USB 단자에 전원을 꼽고 On/Off 할 수 있는 전원을 On으로 바꿔 놓으면 무슨 귀신나오는 영화 배경음으로 사용할 듯한 소리가 들리고, 실제로 종이를 넣으면 벰파이어가 햇볕 쬘 때 지르는 소리 같은 것이 나면서 종이가 갈리기 시작한다. 살짝 섬뜩하다.

이 세단기를 사용하는 주요 용도는 택배상자에 붙여온 스티커를 갈아 버리는 것인데, 내가 이번에 구매한 USB 문서 세단기는 딱 그 정도 사이즈에 적합한 크기다. A4 용지 수준의 크기를 세단하려면 좀 더 큰 버전을 구입해야 한다.

그 동안 2주에 한번씩 서울 올라갈 때 갈아 버릴 종이를 뭉쳐서 가져가곤 하였는데, 이제는 그런 짓 안하고 숙소에서 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에 든다. 소리만 빼고...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