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베이101, 그리고 동백피자 @더그랜드카페

그야말로 내가 원하던 그런 뷰가 펼쳐졌다. 거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 부산 여행은 당일 치기로 주말에 여러 번 기회가 있었음에도 오직 더베이101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하여 1박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더베이101 건물이 돋보이는 스팟은 바로 동백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위다. 그 자리에서 더베이101과 맞은 편에 세워진 센텀시티의 건물들이 살짝 걸쳐진 상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수시로 변하는 더베이101 외벽의 LED 쇼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베이101에 도착하면 맞은 편에 보이는 센텀시티 건물들의 화려한 불빛이 장관을 이룬다. 굳이 음식을 사서 수변공원 안쪽에 마련된 좌석을 차지하지 않더라도 난간에 기대어 이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난 자연이 만들어 내는 장엄함 보다는 이처럼 문명이 만들어낸 인공미에 더 시선이 가는 편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만, 혼자하는 여행이라 그런지, 더베이101에서 화기애애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쓸쓸해진다

식사는 더베이101 2층에 위치한 더그랜드카페라는 곳에서 동백피자를 주문했다.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 식당이었다. 카페라고 이름지어 졌지만 식사 메뉴도 가능한 그런 곳이다. 그렇다고 브런치카페라고 말하기엔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

내가 주문한 동백피자는 거의 20분을 기다려야 서빙이 되었지만, 화덕에 굽는 시간을 감안하면 참아줄 만한 시간이다. 그리고, 의외로 피자의 퀄리티가 높아서 놀랐다. 마르게리타 베이스의 피자였는데 도우는 얄으면서도 쫄깃하고 토핑 또한 꽤나 조화로웠다. 서울에서도 이렇게 맛있는 마르게리타 베이스의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는 것같다. 마르게리타 베이스의 피자가 맛이 없기도 힘드니 저렴한 곳에서는 그냥 마르게리타를 선택했는데, 이렇게 어느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니 한층 퀄리티 있는 마르게리타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백피자의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위에 올려진 풀들이 피자에 잘 붙어 있지 않아서 함께 먹기가 상당히 번거로웠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외에는 90점짜리 피자였다. 부산에서 맛집을 찾는 것에는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지난 가야밀면에 이어 이번 더그랜드카페도 성공적이어서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