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포전망대

거제도에서 홍포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다. 관광지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많이 개발이 덜 된, 그래서 여행지의 느낌보다는 어촌마을의 느낌이 더 짙에 베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홍포전망대로 가는 길을 개선하고 여러 펜션도 생겨 그럭저럭 여행지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

홍포 여행의 핵심은 역시 홍포전망대이다. 병대도를 조망할 수 있어서 병대도전망대라고도 불리우는 듯하다. 통영의 미륵사 전망대만큼은 아니지만 연안 바다에 흩뿌린 듯 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저 멀리 매물도까지 보이고 있다. 날씨가 좋으면 더 멀리 있는 섬도 보인다고 한다. 자리를 떠나기 싫은데 자꾸 다른 관광객들이 오니 혼자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가 민망하다. 전망대 자체가 그리 넓게 조성된 것이 아니라...

홍포의 단점은 홍포전망대에서 병대도 등을 보고 나서는 여행의 끝이라는 것이다. 그 흔한 카페도 없다. 횟집이 하나 있긴 한데, 이것으로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홍포는 당분간 바람의언덕이나 해금강 구경하러 가는 길에 살짝 들르는 드라이브코스 정도로만 명맥을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내버스로 여행은 온 터라 두 시간이나 걸려 온 곳인데 전망대에서 시간 좀 보내고 나니 할 것이 없다. 게다가, 시내버스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버스가 오기까지 1시간도 훨씬 더 남은 상태, 홍포 선착장을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이곳도 전망대 만큼은 아니지만 경치가 괜찮다. 그리고 방파제 옆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방파제 근처에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나 할까. 아직 낚시의 묘미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그들의 취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어느 펜션의 앞마당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잔디를 깔아 놓고 앞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정말 괜찮은 카페가 두어 개 생기면 꽤 괜찮은 여행지가 될 것 같은데, 거제도 남부가 워낙에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힘든 곳이라... 음...

꽉 찬 여행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놓쳤으면 살짝 아쉬웠을 경치를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