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육회와 밀복지리 @금수복국 해운대점

약 한달 전에 금수복국에 처음 방문하여 밀복지리를 경험해 보았을 때, 쫄깃쫄깃한 복어 고기는 맛나지만 국물은 그저 싱겁하고 밍밍해서 실망했던 기억때문에 다시 올 일 없을 줄 알았는데, 한달만에 다시 부산을 올 일이 생기면서 다시 금수복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심이누나와 Davina가 놀러와 부산에서 조우하게 된 것이다.

심이누나의 도착이 늦어져, 점심은 Davina와 먹게 되었는데, 원래 계획은 회를 먹는 것이었으나, 회는 심이누나가 도착하고 나서 먹기로 하고, 우선 내일 아침으로 예정되었던 금수복국을 먼저 먹게 되었다. 난 이미 밀복지리를 먹어 보았기에 복육회 메뉴를 선택해 보았고, Davina는 금수복국이 처음이니 밀복지리를 추천해 주었다.

복육회는 일반적인 육회에서 소고기 대신 복어회를 넣은 것인데, 육회보다 더 맛있다. 육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복육회도 좋아할 것이 틀림없다. 복어회의 식감이 훨씬 훌륭하고 나머지 참기름이나 배의 맛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공된 와사비푼 참깨 소스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지난 달에 방문했을 때 경험했던 밀복지리는 간이 싱거워서 아무맛도 안났었다. 그것이 원래 복지리가 그렇게 싱겁게 먹는 것인지 내꺼만 주방에서 깜박하고 간을 안한 것인지 몰라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번에 다시 밀복지리를 먹어 보니 지난 번에 간이 안된 밀복지리를 먹었던 것이었다. 간이 잘 된 밀복지리는 대구지리에 필적하는 맛을 보여 주었고, 복어의 쫄깃함도 그대로였다. Davina는 대구지리 보다도 복지리가 더 맛있다고 한다. 다만, 식초를 넣지 않은 편이 더 나았다고.

이렇게 다시 금수복국을 방문하면서 제대로된 복지리의 맛을 경험했고, 또한 복육회라는 새로운 음식의 맛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기회가 아니었으면 꽤 오랫동안 복어 요리에 대해 오해를 하고 풀지 못할 뻔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