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씨랜드회센터와 광안리

광안리 근처에는 회센터들이 위치해 있는데, 여기서 회를 떠서 바닷가에 앉아 회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얼마 전에 부산 여행을 다녀온 Davina가 실제로 남자애들 여럿이서 광안리 바닷가에서 회를 먹는 장면을 봤다고 하면서 우리도 재현해 보기로 하였다.

인터넷으로 조사해본 결과, 민락씨랜드회센터가 광안리 근처에 회센터들보다 눈탱이 맞을 가능성도 적고 대체적으로 좀 더 저렴하다고 하여 선택하였다. 물론, 단점도 있는데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민락씨랜드회센터는 광안리에서 다소 떨어진 거리에 있어서 가는 길이 아니라면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민락씨랜드회센터에 들어가서도 여러 집에서 장사를 하고 있으니, 그 중에 선택해야 한다. 적극적인 호객행위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소에 회를 먹을 때는 횟집을 가거나 마트에서 사서 먹지, 이렇게 시장에서 회를 사서 먹는 것은 처음인지라 당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미리 조사해온 집을 간다는 것이 그만 바로 그 집 옆 가게와 흥정을 시작하게 되어 버렸다.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있긴 했지만 나중에 멍게, 해삼 등의 여러 해산물들을 서비스로 받아 오기도 하여 눈탱이를 맞은 정도는 아닌 셈이 되었다. 심이누나 말로는 노량진보다 더 저렴한 수준이라고 한다.

흥정을 한 과정은 이러하다. 주인 할매가 처음에 대광어 한마리에 45k를 불렀으나 내가 알아온 가격보다 꽤 비싸다며 3만원 이야기를 했더니 할매가 난색을 표하길래 망설이다가 그냥 마지못해 그렇게 하자고 합의를 하며 썪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디가도 우리는 시장에서 회 처음 떠보는 사람티가 너무 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 썪은 표정 때문이었는지, 나중에는 여러 해산물들을 섞어서 1회용 스티로폼 도시락 한 통을 담아 주셨고, 5k를 빼주셔서 40k에 대광어 한마리와 해삼 등의 해산물들을 받아 왔다. 저울에 무게를 재기는 하였지만, 살아 있는 상태에서 광어가 몸부림을 치는 상황이라 저울 눈끔을 정확히 확인할 수도 없었고, 확인한다 치더라도 저울 자체를 믿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냥 대광어 한마리를 회떠서 스티로폼 도시락 통 세 개를 채운 것 정도가 나왔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광안리 바닷가에 도착하여 모래가 있는 곳은 회와 모래를 함께 먹을 것같아 배제하고 계단 형태로 둑을 정리해놓은 쪽을 선택해서 자리를 잡았다. 광안리 해수욕장보다는 광안리 수변공원쪽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스타벅스 광안수변공원점 인근이었다.

사실, 마지막까지 그냥 초장집에 갈 지 광안리에 갈 지를 고민하다가 마침내 광안리에 가서 먹는 것으로 결정을 지었는데, 좋은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를 보면서 회를 먹으려면 꽤 고급 횟집에 가야 가능한데, 화려한 쓰끼다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바다를 보면서 회를 먹었으니 말이다.

두 사람이 배가 부르다며 회를 남기길래, 내가 남은 회를 모두 먹어 치웠다. 나 또한 배가 부른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만약 이 회를 남기고 부산을 떠난다면 부산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그 회가 생각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회는 남기면 아니된다.

회를 배불리 먹고 디저트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인근에 있던 스타벅스 광안수변공원점에 들렀다. 다른 카페를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Davina의 비치타월 특템을 위하여 기꺼이 다시 스타벅스를 선택한 것이다. 이미 어제 하버타운점에서 비치타월을 득템한 Davina는 심이누나의 e쿠폰 선물하기를 통해 하나 더 받을 만큼의 쿠폰을 모아 두번째 비치타월 득템을 시도하였으나 어이없는 이유로 득템에는 실패하였다. Davina가 주문한 음료가 부산에서만 가능한 음료였는데, 주문하고 보니 이벤트에서 제외되는 음료였다고 한다. 하아... 안타깝다. 하지만 아직 이벤트 기간이 며칠 남았으니 서울에 올라가 마침내 득템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차시간이 가까워 와서 Davina와는 스타벅스에서 작별하며 서울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

심이누나와 나 또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스타벅스를 나와 APEC 나루공원에 가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으나 심이누나가 걸을 수 있는 거리라고 하여 시도해 보았더니, 정말 가능하더라. 가는 길에 민락수변공원을 거치게 되었는데, 회센터에서 회를 떠서 광안리보다 이 민락수변공원에서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잠시 후 나타난 방파제에 올라가서 보니 센텀시티가 꽤나 선명하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만약 밤이었다면 더베이101만큼이나 센텀시티의 고층빌딩들이 만들어 내는 야경을 즐길 수 있을 장소였던 것이다.

게다가, 고개를 돌려 광안대교를 보니 광안대교의 위용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번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본 광안대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줌렌즈도 아니라 광안대교를 사진으로 잘 담아내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광안대교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광안대교의 양쪽 교각이 다 보이도록 찍어야 제대로된 광안대교의 사진이라는 심이누나의 조언을 그대로 따른 결과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