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트페어 마니프 2005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제11회 국제아트페어 마니프( Manif )가 열렸다. 11회째를 맞는 마니프는 화가들의 작품들을 독립적인 부스별로 전시를 하고 판매도 하는 아트 페어 형식의 전시회이다. 유명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어서, 미술계에서는 각광받는 전시회이고, 많은 작가들이 여기에 출품을 위해서 1년을 고생하기도 한단다. 11회째를 맞는다고는 하지만, 처음으로 가 보았다.

마니프라는 이름은 불어 "Manifestation d'art nouveau international et forum"에서 따왔다고 한다. 해석하자면, "새로운 국제 예술의 선언과 포럼" 정도라고 한다. 국제 아트페어라고는 하지만 한국 작가들의 비중이 월등했다.

하루에 보기엔 너무 많은 작품들

백명이 넘는 작가들이 출품을 하다보니, 작품들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서, 한가람 미술관의 3개층을 모두 써버렸음에도 모자라 전시장 밖에도 전시를 해 놓곤 하였다. 아트 페어 형식을 띠고 있는 터라, 작품마다 가격에 매겨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지만, 대부분 지갑을 연다는 개념으로는 살 수 없을 정도다.

1층은 원로 화가들의 작품들, 2층에서 3층으로 갈 수록 작가들의 인지도는 떨어지고, 작품 가격은 내려갔다. 반면에, 올라갈 수록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나의 소견으로는 유명해질 수록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그 깊은 세계를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파고들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그 깊고도 깊은 세계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이른바, 추상미술일진데, 이런 것을 잠깐 눈으로 훓어 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게다.

3층에 전시된 작품들은 대개 대학원 생이나 아직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젊은 교수들의 작품들로써, 일반인인 나로서는 이들의 작품이 훨신 이해하기 쉽고 참신해 보였으며, 가격이라는 관점을 배제하더라도 집에 걸어 놓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림들이 많았다.

나중에는 지쳐서 기력이 떨어질 정도였다. 지나치게 추상화가 이루어진 작품들은 스킵하면서 지나갔다.

마음에 드는 그림 1

내가 유난히 관심있게 본 작품이 두 가지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시계안에 인간의 인생을 형상화했다고 할까? 그런 뜻과는 상관없이 테두리의 색감에 끌렸다. -.-;;

마음에 드는 그림 2

이 작가의 그림들은 대부분 유리창을 통해 바라다본 비내리는 풍경을 주제로 했다. 물방울과 물방울이 흘러간 흔적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상하게, 난 물, 유리 등 투명한 소재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공항같지 않아?

2층까지 돌아보고 잠깐 쉬는 틈에 승희에게 찍어달라고 해서 나온 사진, 배경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 때문인지 공항같은 느낌이 든다. 아닌가? 커커...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쪽으로...

한가람 미술관 맞은 편에 있는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는 "Design Made"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것까지 관람하고 가려다가 너무 지쳐서( 대충대충 보았던 마니프에만 무려 3시간이 걸렸다 ), 그냥 주변에서 기념 촬영만 하기로 결정, 오래간만에 10배줌으로 땡겨서 아웃포커싱으로 한 방 찍었다.

근데, 헤어 스타일, 표정, 둘 다 마음에 안든다. 아웃포커싱만 아니었으면 그냥 지웠을 사진.

노란색 바람개비 앞에서

벽에다가 노란색 바람개비로 장식을 해 놓은 곳이 있었다. 다들 여기서 사진찍느라 바쁘다. 나도 폼잡아서 한 컷.

인형들

입구에서 인형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예쁜 인형들이 많아서, 몇 장 찍어봤다. 역시, 접사 모드로 찍으니까 아웃포커싱 정말 잘된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