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는 녀석들

곰탱이의 휴가를 맞이하여 2학년 8반 녀석들과 오래간만에 뭉쳤다. 나는 월차까지 맞춰서 써가며 시간을 확보했다. 다만, 녀석들이 6시에 모이는 바람에 나의 금쪽같은 월차를 절반도 활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좀 아쉽기는 하다.

간만에 신촌, 자연스럽게 플스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난 여전히 위닝9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도, 좀 감을 찾았다. 나의 4-2-3-1을 좀 더 과감하게 사용하는 동시에, 커서를 반자동 1단계로 바꿨더니 경기력이 좋아지면서, 미드필드에서의 압박 능력이 향상되었다.

쌩뚱하게 중국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에, 예전에 갔었던 아이스 맥주집에 갔다. 항상 신촌은 어두울 때 와서 그런지, 혼자 찾아가려면 이 술집 못찾을 것 같다. 영석이 말대로, 프로젝터로 축구중계도 해주고, 만족스러운 환경이다.

희환이가 적절한 타이밍에 연락을 해서, 만나기 참으로 힘들었던 성준이도 나왔는데, 현구를 포함해서 요즘 이들 셋은 "대항해 시대"에 빠져 살고 있었다. 끊이지 않고, 끊어도 다시 이어서 그 이야기만 한다. 상대적으로 영석이와 영화, 그리고 난 멀뚱해졌다. 하라고 계속 꼬신다, 커커...

평소와는 다르게, 내가 더 술을 많이 마셨다. 마셔도 마셔도(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 취하지 않았다. 요즘들어 맥주에 중독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카콜라도 만들 수 없는 짜릿함이 좋다.

10년 후에도,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맥주를 마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