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환이의 숙제를 해주다

저번주부터 나에게 사이버 교육 과정 중의 C관련 시험을 부탁하던 희환이, 결국 마감을 하루 앞둔 오늘에서야 부탁을 한다. 그러나, 이미 C와는 담을 쌓은 나, 그다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찍어서 25%맞는 것 보다는 내가 풀면 60%는 맞지 않겠냐는 희환이의 부탁을 까먹었다는 이유로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문제의 난이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으나, 나의 C실력 또한 보잘 것 없었기 때문에, 아무 도움 없이 푼 문제는 20문제 중 고작 다섯문제를 넘지 못했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인사고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희환이의 절박한 메시지에 네이버 지식in을 뒤기고 책상 맨 꼭데기에 쌓아놓은 C, C++책을 꺼내 먼지를 털며 이곳 저곳을 뒤졌다. 그래도 생각나지 않는 포인터와 배열문제. 결국 주관식까지 합치면, 65점에서 70점 정도의 점수가 나올 듯 하다. 희환이는 만족한다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좀 실망스러운 날이었다. 과연 난 프로그래머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꺼내보니 재밌기는 하네, 커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