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키보드, 마음에 드는군

휘영이 컴퓨터 사는 거 도와주러 용산에 갔다가 내 키보드도 사오게 되었다.

98년초부터 써왔던 삼성키보드가 너무 마모되어 적은 가격에 새 기분을 느끼고자 구매했던 새진 106key 키보드가 Delete키를 누른 후 튀어나오지 않아 중요한 소스 편집시에 상당한 불안감을 보여준 이유 때문에, 다시한번 적은 가격에 새 기분을 느끼고자 용산에 간 김에 하나 사온 것이었다.

이번에 구매한 키보드는 DigitalIBE라는 회사에서 나온 제품으로 몇달 전까지는 LG라는 상표를 달고 나왔던 제품인데, LG와의 계약 만료로 이제는 자체 브랜드를 그대로 달고 나온다. 나모모 FIFA 소모임에서 피파 할 때 방향키와 키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키보드라는 답변을 듣고 이 제품으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 키보드는 예전에 썼던 삼성이나 세진 키보드와는 키감이 많이 달랐다. 튜닝한 차가 바닥에 쫘악 깔려서 달리는 것같이 키들이 노트북용 키보드같이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고, 깊게 눌러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것이 나쁘다라기 보다는 적응이 아직 안된 것 같은데, 이상하게 기분은 이 키보드가 더 좋다. 물론 커서키와의 키 충돌도 나지 않고 참 좋다.

단점도 몇 가지 있는데, 왼쪽 상단에 찍혀 있는 DigitalIBE라는 마크가 투박하게 커서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고, 오른쪽 상단에 sleep, wake up, power버튼이 있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키보드에 특정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별로 반갑지 않는 기능이다. 실제로 sleep키와 Power키는 제대로 동작하는 데 반해, Wake up키는 눌러도 컴퓨터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이건, 키보드 잘못이라기 보다는 컴퓨터 시스템의 절전기능의 문제이다.

검은색을 살 생각도 있었는데, 두 배가 넘게 비싸서( 15,000원, 이건 7,000원 ), 그냥 하얀 색으로 사기로 했다. 아, 살 때, 이 자식이 모르는 듯이 10,000원을 불렀다가, 이거 7,000원이라고 하니까, 착각했다는 듯이 7,000원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는데, 그냥 이제까지 저렴하게 산 것이 생각나서 그냥 잊기로 하였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