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줍는 꿈을 꾸었다.

평소에 꿈을 잘 꾸지도 않는데, 정말 오랜만에 아주 선명한 꿈을 꿨다. 그러나, 흉몽인 듯 하다. 동전 줍는 꿈을 꾸었다.

승희와 나, 그리고 한 명이었는데, 이 한명이 처음에는 교육상담실에서 알바할 때 안 어떤 형이었다가 나중에는 고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정재욱이라는 애였다( 왜 이 친구가 내 꿈에 갑자기 등장했는지 참 의아하다. 졸업 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고, 학교 다닐 때도 특별히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었는데... 꿈 속에서도 이 친구의 이름을 기억해 내느라 고생했다 ).

븍럭단위로 모래사장이 있고, 그 모래사장에 침대 시트가 깔려있었다. 어쩌면 모래로 되어 있는 침대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시트를 젖히면 모래가 깔려있고, 그 모래에 수많은 동전들이 떨어져 있었다. 승희와 나는 경쟁하듯이 많은 동전을 줏었고, 재욱이는 줍지 않았다.

나중에는 이 동전을 배개에 가득 채워서, 승희보고 은행에서 지폐로 바꾸자고 하였는데, 싫다고 해서, 어떤 집 방에다가 놓아 두게 되었다. 아마도 내 방인듯 하다. 내 방인듯 한데, 조금 고풍스러운 양식의 복도에 한 다섯계단 정도 올라가서 내 방문이 있었다. 난 아래에 안방으로 추정되는 방과 내 방을 오가며 혹시라도 그 잔돈 뭉치를 누가 가져가지나 않을까 조바심을 냈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외국사람이었다. 그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모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내 방에 들어올까봐 안절부절 한다.

복도 중간중간에는 우표와 동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내가 줏은 동전과 똑같은 것도 있었다. 이것이 유실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조마조마 한다.

나중에는 어짜피 줏은 동전인데, 누가 가지고 가면 어떠하리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후에 잠이 깨었다.

이 꿈을 꾼 시기가 엄마가 혈압이 높다며 혈압재러 병원에 간다고 하며 내가 문을 잠그고 다시 잠들 때 꾸어서, 엄마에 대한 근심이었는지, 아니면, 최근, 이일저일로 고민이 많아서 이것이 꿈에서 동전 줍는 행위로 나타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참 기분이 찝찝하다. 다른 꿈해몽 사이트 가서 찾아보니 동전은 근심을 뜻하며, 다른 사람에게 구설수에 오르기 쉬우니 자중하라고 한다. 이번 주말은 자중해야겠다.

꿈은 내가 유일하게 신뢰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