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사이트 옹호론

며칠전 30대남자와 고삐리 여자애 두명이 함께 투신자살을 했다는 기사는 모두들 들었을 것이다. 이들이 자살 관련 사이트에서 만나 자살여행까지 한 후에 동시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해외토픽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사건이 종종 일어나자, 정부는 자살 사이트에 대한 검열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찌보면 세금만 낭비하는 일이 아닌지 모르겠다. 마치 자살 사이트에서 자살을 하게 선동했다는 듯이 몰아붙인다. 그렇지만, 생각을 조금만 해보면, 앞뒤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살 사이트에 방문을 해서 자살을 하고 싶은 충동에 휩쌓인게 아니라, 자살을 하고 싶어서 자살 사이트를 방문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살 사이트를 없애는 것과 자살 사건의 수를 줄이는 것은 아무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유토피아에 근접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 아닌가! 유토피아가 아닌 세상에서 우리는 자살을 통해서 삶을 포기할 권리가 있다. 또한, 자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필요도 있다. 자살 사이트는 이러한 해택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긍정적인 사이트이다.

나의 자살 사이트 옹호론을 듣고 있던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도 자식 낳아봐라. 과연 미래에, 내 자식들의 자살 사이트 방문을 내가 목격했다면,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자살 사이트가 자살 옵션을 제공해줄 수는 있어도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감화시켜주는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살하고 싶은 사람에게 과연 어떠한 말이 그들의 자살욕구를 소멸시킬 수 있을까. 담배갑에 씌어 있는 20자내외의 폐암 경고문만큼이나 미미할지도 모른다.

자살 사이트, 삶을 포기하는 이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