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부탁해

여상을 졸업한 다섯명의 무리들이 과연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에서 완전히 망한 영화다. 저예산 영화 살리기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성과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난 사람은 상당수가 매니아층으로 흡수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만큼 영화가 관객에게 공감가는 이야기라는 말이 된다. 물론, 이 영화의 타깃은 그리 넓지 못하다. 30대층은 이 영화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고등학교를 다니거나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야기의 소재도 그렇지만, 곳곳에서 나타나는 독득한 표현 기법이 저연령층의 구미에 딱 맞아 떨어진다. 문자메시지 표현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상고에 진학한 이유는 각각 다르다. 부모님이 이혼했거나, 아니면 너무 철학적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집이 너무 어려운 경우이다.

태희( 배두나 )는 너무 철학적인 것이 탈이다. 현실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공상에 빠져드는 스타일. 물론 공부시간에도 공상을 했겠지. 결국 새로운 세계를 찾으러 가출을 결심하게 된다.

혜주( 이요원 )는 깍쟁이다. 증권회사 들어가서 엄청 바쁘게 산다. 또 상당히 이기적이고, 얄미운 일만 골라서 한다. 그래도, 회사도 들어가고 친구들에 비해서 상당히 잘 풀린 편이다. 친구들 중에서 제일 이쁘지만, 속물적인 느낌을 가장 많이 받게 한다.

지영( 옥지영 )은 너무 가난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사는데, 지붕이 무너져내릴 것 같은 판자집에서 산다. 결국 이 판자집 지붕이 무너저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죽는다. 그리고, 용의자로 의심까지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싹싹해서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친구들도 지영이 가난함 때문에 상처받을때마다 안타까워한다.

비류와 온조는 일란성쌍둥이다. 똑같아서 친구들도 헷갈린다.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둘이 산다. 아주 쾌활하게 산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이처럼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모습은 내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그리고 겪어왔던 삶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편이다. 언제나 정석적인 길만을 바라다 본 나에게는, 이러한 인생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하고, 내가 삻어온 길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스토리의 진행이 상당히 부드럽게 진행되는데, 특히 항상 큰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암시적인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지붕이 내려앉음을 예고하고, 문이 잠기기 전에 태희가 문에 괴어놓은 신발을 빼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렇게, 아주 쉬운 진행을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자기가 마치 스토리를 예측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가지게 만들고, 그래서 영화에 더 빠져들게 만드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의 타깃이 되는 관객이라면, 한번쯤 보고 넘어가는 것이 인생의 경험치를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 나이가 들면,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없다.

고양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게 가장 안타깝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