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2( 엑스맨2 )

요즘 속편은 망한다는 정설이 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설을 깨는데 엑스맨 시리즈( 이제 시리즈라 불리게 되었다 )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전편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어 1편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는데 곤란한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동행한 친구는 전편을 보지 못하고 보는 바람에 재미가 반감되어, 종종 내가 설명해 줘야 했다.

전편과 비교해서,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돌연변이들이 더 많이 등장하며, 따라서 스케일도 커졌다. 또, 전편이 친인간 돌연변이들과 반인간 돌연변이들의 대결구도였다면, 2편은 돌연변이 연합과 반돌연변이 인간과의 대결구도로 가게 된다.

정말 비현실적인 내용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내용에 대해서 논리적인 설명을 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억지로 로맨스를 끌어들이려 한 점은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돌연변이들의 정체성을 가볍게 풀어나간 점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싶다.

1편에서는 몰랐는데, 2편을 보는 순간, 반인간 돌연변이진영의 우두머리격인 마그니토가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로 나왔던 바로 그사람, Ian McKellen이었다. 참...

1편과 마찬가지로 가장 강력한 돌연변이이며 친인간 돌연변이진영의 오야봉인 찰스 교수는 잡혀서 꼼작잘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차떼고 두는 장기같다. 1편에서는 독먹고 쓰러지더니, 이번에는 매트릭스에서 써먹었듯이 머리에 뭐 쓰고 쇄뇌당하고 있다. 너무 강력해서 싸움에 참여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그런 것인지, 아무튼, 항상 중요한 시기에 힘을 못쓴다.

1편도 그렇고, 2편도 그렇고, 생각없이 보기에 참 좋은 영화고, 생각을 조금만 하고 본다면 더없이 좋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너무 깊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돌연변이임에 틀림없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