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디동 정모 후기 - 새로운 부활을 기약하며

미팅 주선 약속과 아주 정확히 겹치는 바람에 한시간하고도 30분을 더 늦으며 혜화동 베스킨라빈스 골목에 이화주막에 이르렀다. 제길, 한자로 써놔서 못찾을 뻔 했다. 전혀 "이"자라고 느껴지지 않는 글자가 써있으니... 난 두이자랑 오얗이자밖에 모른다.

그래도 정모인데 딱 여섯사람 앉아 있다. 나 오니 일곱명이다. 내 평소 소신대로 여러 명이 모이면 가까이 앉은 사람하고만 이야기하기로 했다. 옆에 지영누나, 앞에 심이누나가 주 대화상대였다. 종종 아이도 루돌넷 게시판의 수준에 이른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곤 하였다. 내가 누군가에 벤치 마킹 대상이 된다는 것은 항상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림자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딴 쪽으로 빠지고 저번에 본 아찌가 와서 앉았다. 이 아찌는 지영누나 엄마라고 하던데, 왜 아빠가 안되고 엄마가 되버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우리가 만나면 항상 별 얘기 없이 술만 퍼마셨는데, 오늘은 중대한 사건이 있었다. 차기 시삽 선출! 아리 누나의 장기 집권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되는 순간이었다. 계속 차기 후보를 찾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적임자를 임명하게 되었다.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던 정모가 앞으로 또 이루어질 가능성이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일어날 때 어영부영 하다가 차 끊겨서, 창동부터 도봉역까지 걷다가 겨우 버스타서 1시에나 집에 도착했다. 지갑이 두둑해서 그게 다 돈인줄 알았더만 카드 긁은 영수증이네.ㅡㅡ;;

자, 인평이다.

아리누나 & 미란사랑
여전히 닭살커플이었고 그리 보기 싫지 않았다. 행복해 보인다. 별로 얘기를 못나눠봐서 인평도 짧으네. 아, 미란씨한테 .NET 2003 부탁할라그랬는데 깜박했다.

그림자
요즘 종종 봐서 그러지, 특별히 할말은 없고, 나중에 저쪽으로 갔는데, 무슨 얘기를 나눴을지 궁금하다. 오늘 자이리톨 아줌마한테 또 천원 뜯겼다. 아까보니 초코렛을 가지고 있던데, 그것까지 보면 2천원 뜯긴 셈.

늘하른푸
꽤 오래간만에 나왔다. 여전히, 형인지 갑인지 모르겠다. 탄생 배경이 워낙 복잡해서 종잡을 수가 없네.

지영누나
옆에 앉아서 얘기 젤 많이 했다. 여전히 강력했다. 목걸이랑 시계 디따 이뻤다. 뺏고 싶당. 글구, 내 털 뽑지마. ㅠ.ㅠ

마사
정모인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왔다. 갑자기 고졸를 넘어서서 대학생이 되어버렸다. 대단하다. 나중에 나오면서 항상 그랬듯이 촌스럽다며 날 구박한다. 근데, 내가 이 나이에 너같이 하고 댕길 수는 없는거 아니겠냥? 커커

나니
웹디동 차기 시삽으로 선출되어 감투를 써버렸다. 앞으로 잘 보여야겠다. 커커. 웬지 웹디동과 나니의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마사의 예전 머리와 참 유사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와서 우리를 한번 웃겼지? 커커

아찌
지영누나 엄마인 이 아찌는 늦게 와서, 이상얄딱한 이야기로 화제를 확! 바꾸어 버렸다. 가끔은 재미있었는데 대부분은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

심이누나
여전히 시무룩해 보였다. 내가 웹디동 처음 와서 봤을 때는 꽤나 씩씩한 모습이었는데, 점점 힘이 없어 보인다. 세상 사는게 힘든가? 그래도 찰랑찰랑 거리는 머릿결은 전지현보다 훨 멋지다.

아이
아이는 항상 벤치마킹 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홈페이지를 목표로 삼고 이것저것 DB화 시키는 것으로는 결론짓기 힘들었는데, 털이야기로 인해서 확실히 알았다. 찜질방 함 가자? 커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