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가씨 종영

그동안 엄청난 사랑만큼이나 비난도 감수해야 했던 인어아가씨가 마침내 종영되었다. 집에서 일일드라마 할 시간에는 전통적으로 MBC에 체널이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봤다기 보다는 보였다는 말이 더 어울릴만한 드라마였다.

1년이나 끄는 동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딸의 복수극으로 시작해서 요리프로로까지 전락하더니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의 종영 요구에 엄청난 속진을 하여 또 욕을 먹었다.

복수하고 딱 끝났으면 드라마의 작품성도 보장받고 인기도 얻고 좋았건만 시청자들의 요구를 일일이 다 들어주어 극본에 반영하고 게다가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고무줄 편성으로 인하여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증오하는 그런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과거 명성왕후에서 명성왕후로 열연했던 이미연이 예정 출연만 하고 과감하게 접은 것에 반하여 인어아가씨의 주인공인 장서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다녀 현재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장서희와 이미연의 입지가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다.

인어아가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장서희. 단역과 조연만 하다가 드디어 주인공을 맡았고, 연말에 하는 각종 시상식에서 싹쓸이를 하기도 했다. 장서희 개인에게도 정말 잊을 수 없는 드라마일 것이다.

문제는 극본을 쓴 임성한씨다. 장서희가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드라마이기에 고무줄 편성을 거절할 수 없었고, MBC측에서 시청률 때문에 연장 방송을 했다고 치지만, 이러한 상업주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작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질질 끌면서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려야 했는가!

지금이라도 종영된 것이 어찌나 기쁜지 모르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