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淸風明月 )

청풍명월 포스터를 한번 보자. 조재현, 최민수가 각각의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조재현과 최민수가 등장하니 한번 보러오라는 뜻이지 뭐. 그래서, 필자도 보러 갔다. 마케팅이 성공한 것인가보다.

우정이라는 것은 사랑보다 더 생성되기 어려운 관계이고, 생성 되었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환경적 요인이 지속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두 사나이의 우정을 주제로 하고, 인조반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가 청풍명월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특공대는 있게 마련이다. 군대라는 곳이 싸울만한 인간들을 모아다 놓은 곳이다보니 괜찮은 성능을 가진 것들도 있고, 허접한 것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 퀄리티가 좀 나오는 것들을 모아 놓아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조금 향상시켜 놓은 것을 특공대라고 말한다. 조선시대 말기에도 이러한 특공대가 있었고, 청풍명월이라고 일컬어 졌다. 규엽( 조재현 )과 지환( 최민수 )도 청풍명월의 일원이었고 청풍명월 멤버들 사이에서도 이들 둘의 특출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인조반정에 대해서도 아주 간략하게 알아보자. 실리외교로 탁월한 외교 능력을 과시했던 광해군이 서인세력에 의해서 무너졌고, 이 쿠데타를 인조반정이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인조반정의 정당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규엽은 부하장수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쿠데타에 가담하게 되어 지환을 찌르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영화를 이끌어갈 주요 스토리가 완성이 된다. 반란군에 가담한 친구와 그렇지 않은 또다른 친구. 이들의 우정과 어쩔 수 없는 대결. 이 얼마나 훌륭한 영화꺼리인가!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 매력적인 이야기꺼리를 왜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했냐는 질문에 감독은 어찌 대답할지 궁금하다. 배우들의 칼놀림에 신경쓰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이 두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치중해야 했다. 차라리 과거 회상씬에서만 노출시키고 지환의 존재를 좀 더 배일에 가려두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봄직 하다. 중반에 이르러 지환의 존재가 너무 노출됨에 따라서 극도로 흥미가 반감된다.

리얼리티를 살린답시고 사람 목자르는 장면만 수도없이 보여주었는데, 이런 특수효과에 돈쓰기 보다는 엑스트라나 더 긁어모아 스케일이나 키우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차라리 태조 왕건 재방송이 더 재미있겠다. 비천무보다 약간 괜찮았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