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 짜증나는 상태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이지 토익을 시간맞춰 풀고 있는 상황에서 엄마가 토끼 밥주라고 두 번이나 말을 걸어서 짜증이 났다. 이것이 오늘을 짜증스러웠던, 아니 짜증스러워왔던 하루라고 정의내리게 한 시발점이었다.

그렇게 잠든 후,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짜증이 밀려왔다. 조금 있다가 전화벨이 울렸는데, 전화를 찾을 수가 없다. 이불 속에서 나는 듯 했는데, 아무리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보니, 엄마가 알람 울려놓고 안꺼서 시끄러워 이불 속에 넣어 버렸단다. 헐...

생각해보니, 짜증의 원인 중에 엄마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요즘 엄마가 방송국 가을 개편하듯이 집안 이곳저곳을 개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안을 개편하는 것과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상관이 있지. 개편이 그냥 되나? 가구를 이것저것 옮겨야 하는데, 이 가구 이동에 아빠와 내가 동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거의 내가 동원되고 있다. 이거 상당히 짜증난다. 힘들게 옮겨주면 조금 있다가 마음에 안든다고 다시 원위치 시키는 건 다반사고, 컴퓨터 한번 옮기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지도 모르고 마루 컴퓨터를 옮겨놓자고 나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엄마가 나한테 말거는 것 자체가 짜증이다.

왜 나에게는 집이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가! 아빠는 지금 엄마가 사온 시트지를 바르는 노역에 동원되고 계시다. 난 짜증스러움의 원인이 엄마라는 것을 근거를 들며 강력하면서도 명확하게 밝힌 후에, 내방 문 닫아놓고 음악 듣고 있다. 뭐, 그래도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네. 뭔가 때려부술 것이 필요해... 괜히 키보드 엔터키만 세게 치네.

내일은 영화 예약도 하나 했으니, 나가야 겠다. 이 집안은 내가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 차라리, 빨리 개강이라도 해라!

결혼 상대자 조건이 하나 늘었다. 인테리어에 관심없는 여자!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