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비골에서 후원금을 갈취하는 두 여학생

에구, 12시 넘었으니, 어제의 이야기군.

창교랑 시내비골로 저녁 식사를 하러 갔지. 원래, OK 가려고 그랬는데, 창교가 시내비골을 권하는 바람에... 뭐, 시내비골도 맛있으니 상관 없었음.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인하대생으로 보이는 여자애 두 명이 들어 오더니, 아줌마한테, "안녕하세요 ~~~" 라고 인사를 한다. 단골이려니, 하고 밥을 먹었는데,

계속 아줌마랑 실랑이 하는 이 두 여자 아이. 귀를 쫑긋 세워도 잘 안들리기에, 창교한테 물어봤더니, 후원금 내라는 이야기 같더란다. 나두, 귀를 쪼오오옹긋 세워서 다시 들으니, 창교 말이 맞는 거 같다.

아줌마 왈, 아세스도 오고, 뭐도 오고 뭐도 와서 이미 우리는 많이 내었으니, 낼 생각이 없다라며 버틴다. 그런데, 이 두 여자아이, 자기들은 무슨 연극 동아리라면서, 이번에 연극하는데, 후원금을 꼭 내달라는 것이었다. 계속 실랑이 하다가 결국, 시내비골 아줌마는 많이 내었으니 1만원만 내겠다고 그런다. 두 여자아이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시내비골을 나간다.

참 어이가 없는 장면이었다. 지네들 동아리 후원금을 왜 이 식당에서 받는가! 이것들이 정말...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후문가 번영에 중심 역할을 했으니, 그 댓가로 지네들이 후원금을 받아 내겠다는 의도인 듯 한데, 아니, 지네들이 무슨 인하대학교 대표야? 왜 지네들 동아리 활동비를 여기 와서 받나? 이 두 여자애들 생각인 것은 아닐테고, 동아리 오야봉들이 시켜서 앵벌이 하러 온 것일게 뻔한데, 참... 생각할 수록 속이 뒤집힌다.

아줌마의 말을 곱씹어 보면, 적어도 십여개의 동아리들이 와서 후원금을 뜯어내고 있는 실정이고, 각 동아리마다 최소 2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사료가 된다. 1년에 행사가 적어도 2번 있으니, 최소 1년에 40여만원을 갈취당한다는 뜻인데... 이것이 다른 식당가를 돌다보면, 10군데만 돌아도 400여만원이라는 돈이 동아리 활동비로 쓰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니, 지네들 노는데 쓰는 비용인데 왜 남 장사하는데 와서 돈을 갈취하나? 아, 돈을 뜯어내려거든 총학생회에서 정식으로 후문가 상우회한테 후원금을 요구 하던가, 이 무슨 행태인가! 정치인들 욕할 거 하나도 없구먼. 가까운 데 있었어. 헐...

후문가 식당들 특별히 감싸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오늘은 참 그 녀석들 때문에 기분이 드러워졌어. 나도 그런데, 돈 뜯기는 식당 주인들 마음은 어떻겠어. 벌어먹게 해줬다고 뒤로 돈 뜯어간다고 생각 안하겠어?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