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전쟁

편지는 매우 로맨틱하고 무드있는 전달매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전화라는 것이 생긴 이후에 전달매체로서의 편지는 그 비중이 엄청나게 축소되어 버렸다. 문명의 이기라고나 할까?

온라인 환경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지 오래다. e메일은 이미 구식 매체가 되어 스팸메일 저장소로 변해 버렸고, 이를 대체한 것이 바로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메신저이다.

최초로 대중화된 메신저는 ICQ라는 프로그램이었다. "I Seek You"를 발음나는대로 읽어서 탄생된 이 말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최초의 실시간 채팅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화번호와 같이 숫자로된 개인코드번호를 알아야 하는 불편함과 지나치게 복잡한 메뉴 구성이 대중화 단계에서 문제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 후에 수많은 메신저들이 서로 자리 다툼을 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고등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드림위즈의 지니, 다음 카페 이용자들에게 사용되는 다음 메신저, 대학생과 회사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N메신저가 주로 사용되고 있고, 점유율에 있어서 MSN가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MSN의 아성에 도전하고자 수많은 메신저들이 탄생되었지만, 누구도 제대로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소리없이 사라져 버리곤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야비한 끼워넣기 전략은 여전히 유효했던 것이다.

MSN에 의해서 잠식되어가고 있던 메신저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NateOn이라는 메신저를 들어 보았는가? 바로 SK Comunications에서 이동통신 서비스와의 호환성을 내세우며 MSN의 아성에 강력하게 도전하는 메신저이다. 네이트온은 한달 무로 SMS 100건이라는 무기로 MSN의 점유율을 줄여가는 듯 했다. 하지만, 네이트온 자체의 불편함은 네이트온을 무료문자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게 만들어 버렸고, MSN의 점유율은 낮아지지 않았다.

네이트온2.0이 얼마전 선보인 후, 조금씩 분위기가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동안 우리가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쉽게 주소록에 적어두었던 전화번호들은 곧바로 SK의 정보력에 의해서 바로 네이트온 등록자로 변경되어 버렸다. 문자메시지만 보냈지, 서로 네이트온을 이용하려는 목적은 없었던 사용자에게 번거로운 환경을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들의 반발을 살 여지를 남기고 있기는 하다.

네이트온의 눈물나는 노력은 여러 군데서 볼 수 있다. MSN에 자동으로 로그온 할 수 있는 기능을 보면 얼마나 MSN을 타킷으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디자인이나 레이아웃까지 MSN을 빼다 박았다. 이제, 오히려 파일전송기능은 MSN을 앞서고, 불편했던 점도 많이 보완되었다. 이제는 MSN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메신저로 거듭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택이라는 중요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MSN을 사용하느냐, 네이트온을 사용하느야, 아니면 둘 다 사용하느냐! 이것은 우리들의 몫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