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입원 후 하루만에 수술을 하는 것은 참 행운이었다. 정말 신속하게 이루어 졌다. 하지만, 김교수의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수술 일정이 잡혔다는 것은 내 상태가 상당히 안좋다는 반증이기도 했기에, 조금 더 불안하다는 생각이 즐거워 하도록 방치하지 않았다.

수술을 위해서 이동 침대에 올라왔고, 3층 수술실로 이동했다. 수술실에 도착해서도 실감하지 못했던 수술이 수술용 모자를 뒤집어 쓰자 느낌이 팍팍 들기 시작한다.

수술전 마치도 예전같이 쓸데없이 어느학교 다니느냐, 무슨 과냐 등을 물어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행 되었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수술 후, 예전에는 회복실에서 애기 울음소리 들으면서 의식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의료진이 막 떠드는 듯한 느낌이 의식을 깨웠다. 하지만, 제대로 눈을 떠보니 아까 1인실에서 옮긴 2인실이다. 2년전에도 그랬지만, 수술을 눈을 뜨니 엄마가 있다.

왼쪽 팔에 차여 있는 진통제 때문인지 예전보다 고통도 덜하고 견디기가 수월하다.

어제 주사도 제대로 못 놨던 그 간호사는 이번에도 빨리 정신 안차리고 누워 있다며 한 마디 하고선 억지로 옷을 갈아입히려고 한다. 고통을 견디기 힘들던 내가 거부하며 손을 치우자, 갈아 입던지 말던지 맘대로 하라고선 나가버린다. 아니 뭐 저런 년이 다있나? 어제 내가 고수 찾아서 삐진건가? 그거 참, 별것도 아닌게 열받게 만드네. 간호사 하기 싫구만?

약간 움직이다가 극도의 고통을 느껴서 잠시 비명을 지른 것을 제외하면 괜찮은 하루였다.

김교수가 회진 때 여섯 개나 제거했다면서 성공적인 수술을 공지해서 우리 가족 모두 기분이 좋았다. 사실 여섯 개가 뭘 뜻하는 지는 모르겠고, 성공이라는 말이 기분이 좋았던게지, 커커.

2인실 룸메이트 할아버지와 그의 가족들이 모두 좋은 사람같다. 2인실도 괜찮은 야경이 예상되었지만, 수술 후의 고통으로 야경을 즐길만한 상태는 아니었고, 더군다나 내 위치가 창쪽이 아닌지라... 빨리, 입원비 덜나가는 6인실로 옮겼으면 좋겠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