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

주인은 아침에 어딘가 가버린다. 어디에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밤세 장안에 갖혀 있던 나를 풀어주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때론, 나를 풀어주는 것을 잊어버리고 가곤 하는데, 그럴 때에는 주인네 엄마가 나를 풀어주면서 주인 욕을 무진장 하곤 한다. 보통 풀어주는 사람이 티모시도 같이 준다.

주인이나 주인네 엄마가 나를 베란다에 풀어주면 나의 아침이 시작된다. 하지만, 난 아침잠이 많아서 꾸벅꾸벅 졸곤 한다. 차라리 밤세도록 풀어주고 아침에 가둬 놓지... 하긴... 주인네 엄마가 한번 그렇게 밤세도록 날 풀어준 적이 있는데, 내가 베란다에 오줌을 싼 이후부터는 절대로 밤에 날 풀어놓는 일이 없다. 아무튼, 난 꾸벅꾸벅 졸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은 주인네 동생이 나를 찍어주려고 하나보다. 앵글이 너무 높은 거 아냐?

토끼를 예전에 키워봤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토끼들이 물을 안먹는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토끼들도 물을 먹어야 살 수 있당. 물그릇에 물을 주는 주인도 있다고 하던데, 난 급수기가 있어서 너무 좋다. 공을 입으로 굴리면 물이 나온다.

졸다가 잠시 정신이 들면, 이렇게 아침 햇살을 맞으며 사색에 잠기곤 한다.

이것이 도봉산 쿠크의 아침 생활이다.

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