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스포츠를 주제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포츠 자체의 감동을 영화의 감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고난도의 작업이며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윔블던은 스포츠 중에서도 테니스를 주제로 한 영화이다. 글세, 이제까지 테니스를 주제로한 영화를 본 적이 있던가? 그 만큼 더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한 영화. 하지만,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성공한 듯 하다. 물론, 테니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말이다.

스파이더맨의 애인으로 유명한 커스틴 던스트가 정상에 올라가 있는 여자 테니스 선수, 기사 윌리엄으로 유명한 폴 베타니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는 남자 테니스 선수로 나온다. 그들의 우연한 만남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영화.

테니스 게임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하찮은 동작 하나하나를 화려한 영상미로 승화시킨 점은 영화의 얼마 안되는 매력 중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영화가 그렇듯, 승리자는 언제나 주인공이게 마련이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는 과정을 연출했다는 것도 칭찬해주고 싶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