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가까운 나라

아무리 날짜가 남아도 얄짤없이 20일을 채우면 종강을 해버리는 YBM의 시스템에 따라서, 오늘이 11월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덕분에 이번달 우리반 강사인 앤드류는 이틀의 휴가를 얻어 주말을 포함해 나흘짜리 중국여행을 갈거란다.

이야기를 하다가 안 것인데, 런던 인근에 살았던 이 녀석은 지척에 있는 아일랜드도 가보지 못했고, 유로스타 한번이면 갈 수 있는 프랑스도 가보지 못했단다. 그러면서 머나먼 이 곳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 인근에 있는 중국 여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러니는 이 녀석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머나먼 곳에 비행기를 타서 런던을 중심으로 서유럽을 여행했으면서 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이 어울릴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간이라는 종족은 주변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