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nibal ( 한니발 )

양들의 침묵 속편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한니발... 하지만, 큰 기대 때문이었는지 실망이 컸다. 1편에서 보여주었던, 긴장감의 팽팽함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고. 조디 포스터가 줄리앤무어로 교체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었다는 생각이다(줄리앤 무어가 연기를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

전편에서 주인공이 조디 포스터였다면, 후속편의 주인공은 랙터박사였다. 전편에서 랙터에 의해 병신이 되어버린 메이슨 버거는 복수를 결심하여 다시 조용히 살던 랙터를 등장시킨다. 그러나, 두뇌플레이에서 그는 랙터박사를 앞서지 못하고, 돼지밥이 되고만다. 줄리앤 무어를 괴롭히던 동요 FBI요원이 산채로 뇌뜯어먹히는 것에 비하면, 덜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잔인하다는 소문을 여러 차례 듣고, 긴장했으나, 그 긴장탓이었는지, 아니면, 자그마한 모니터에 의한 영상(SMR의 캠코더버전)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미 나도 잔인해져 있어서인지 특별히 잔인하다고 느꼈던 장면은 없었다. 뇌를 먹는 장면도...

궁금증이 있다면, 과연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두개골을 들어내고, 뇌를 잘라내도 죽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하긴, 원숭이 골 요리를 먹을 때에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뇌를 숟가락으로 떠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튼,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영화였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