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을 못 먹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우리집의 아침은 엄마에 의해서 시작이 되지만, 좀 달라진 건 엄마가 의지하는 것은 내 휴대폰의 알람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방문을 닫고 자는 경우에는 엄마가 알람소리를 듣지 못해서 온 가족이 지각을 하는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는 사실인데... 이번에는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폰을 내 곁에 두어 내가 잠결에 알람을 꺼버린 것 같다.

결국 나의 기상시간은 7시 40분이었고, 평소같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아침밥 다 챙겨먹고 씻을 것 다 씻고 바를 것 다 바르고 갔는데, 가족들이 그냥 가라고 재촉할 뿐만 아니라 어제 사장에게 직접 질책받은 것이 생각나 대충 세수만 하고 스킨, 로션 바르고 바로 출근해 버렸다. 아침밥은 꼭 먹고 다닌다는 신조가 깨지니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다. 회사가서 대충 우유 한팩, 빵 한조각을 먹으면서 꿀꿀해진 기분을 달랬다.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