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operation

우리 병원 일반외과에는 정말 엑설런트한 교수님이 한분 계시다
그 이름은 조oo(광고는 안되니...)
배경으로 아는 지식도 엄청나게 많을 뿐더러
그 수술속도는 상상을 불허한다
맹장수술을 하면 20분 내에 다 해치우니 말이다

내가 이번에 리포트를 쓸 환자는 s상 결장의 암으로
진단받고 결장절제술을 할 70세의 할아버지였다.
cancer긴 해도 그리 전이도 안 되어있고 그래서
별 문제가 없을 환자였다.
그리고 나는 그 환자의 수술에 당연히 참석했다.

수술은 완벽하게 진행되었다.
다 잘라내고 다시 붙인 후
만약을 대비해서 손가락 직장 검사를 했다.(한글로 하려니 힘들군)
근데 왠걸 레지던트 선생님의 말로는
용종이 항문에서 만져진다는 것이었다.
즉시 교수님이 살펴보시고는 즉시 조직을 적출해서 조직검사를 보냈다.
역시 결론은 cancer 였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수술은 모두 허사가 되고
Mile's operation을 시행하게 되었다.
그 교수님이 이런 것을 놓칠 분은 아닌데
누구든지 실수는 하는 법이다.

자 이 Mile's operation이란 무엇인가?
Mile이란 사람은 외과의사로 직장에 발생하는 암을
연구한 사람이다.
이 수술은 그가 창안한 방법으로
배와 항문쪽 양쪽으로 접근하여
cancer가 있는 부분을 모두다 박리하는 수술로
즉 항문을 아예 없애버리는 매우 Radical한 수술방법이다
나중에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지만
이 mile이란 사람도 이 수술법을 개발한후
과연 이게 치료의 개념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심했다고 책에 썼다고 한다.
이 수술은 한 2시간 반에 걸쳐서 진행되었고
결국 배쪽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수술은 마무리 되었다.

나오면서 이러한 생각을 했다.
물론 보호자의 동의를 얻긴 했지만
단지 장을 자르려고 들어간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항문이 없어졌을때의 그 기분은 어떠할까?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러한 것도 사람을 고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도 많이 생각해보았다.

오늘 리포트를 위해 이것저것 조사하러 환자를 만나러 갔다.
난 그 환자가 매우 의기소침해 있을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나의 신분(학생)을 밝히고 뭐좀 물어보겠다 했더니
그는 매우 쾌히 받아들이고 매우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마지막에는 좋은 의사가 되라는 말을 하면서
이번일 이전까지는 병을 앓아본 적이 없는 분이였다.
매일 운동도 하고...
그래서 더욱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과연 그러한 일을 당했을때
그렇게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것인가?
아직까지 심하게 아파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이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