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치과를 가다

음, 한달전이던가? 꽤나 이가 아팠지만 그냥 참고 그냥 넘어갔던 적이 있었는데, 어제 거울을 보고 확인을 해보니 무척이나 깊게 파인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평소때에도 혀로 그 어금니를 만져보면 깊게 파였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특별히 고통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참았다가 어제는 왠지 가봐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인테리어비용이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을 것 같이 생긴 허름한 치과를 어제 집에 오면서 물색했고 그 물색해 두었던 문덕진 치과라는 곳에 갔다. 나보다 먼저온 이쁘장한 여자 둘이 있었는데, 국민은행 유니폼인듯 하다. 먼저 들어가서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난 치료를 하기도 전에 겁을 먹어 버렸다. 의사가 어찌나 겁을 주는지...

내 차례가 되어서 검사를 받았는데, 내가 느꼈던 대로 꽤나 깊이 썩어 있었고, 다행스럽게 신경치료는 면했다는 의사의 말이 어찌나 반갑게 들렸는지 모른다. 신경치료의 고통은 여러 친구들에게 실감나게 들어서 알고 있던 터... 그렇지만, 너무 깊게 썪어서 7천원짜리 아말감보다는 금니를 추천한다는 의사의 말에 기가 푹 죽었다. 사실, 고통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비용에 대한 두려움도 컸었다. 워낙에 몇백씩 깨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다보니... 게다가 치석도 만아서 스케일링도 해야 하는데 6만원이란다.

결국, 오늘은 썩은 부분 긁어 내는 것만 하고 떼우지는 않았다. 긁어내는 것도 얼마나 아프던지... 게다가 그 기분 나쁜 기게 돌아가는 소리... 내일 다시 오란다. 금니인지 아말감인지 결정을 가지고... 당연히 아말감이지, 아말감 20번해도 금니 한번보다 싸게 먹히는구먼!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