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방문

성준이와 은보를 만나기 위해 오래간만에 한양대를 방문했다. 이제까지 한양대입구만 가봤다고 해도 무방한데, 오늘은 싸비가 한양대 안을 그럭저럭 구경시켜 주었다. 인상깊었던 곳은 노천극장의 꼭대기. 그들은 이 곳을 윙이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앞이 탁 트인 것이 참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싸비, 참 오래간만이었다. 언제 만난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와는 정말 정반대의 사상을 가진 인간,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사상을 존중해 준다. 군대라는 곳이 한번쯤 갔다올만한 곳이라고 말하는 녀석들을 다 위선자라고 매도하며 한번 더 갔다오라고 씹어버리던 나지만, 이 녀석이 이런 말을 하는 것에는 공감을 한다. 오래간만에 만난 사이답지 않게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싸비의 말을 일방적으로 들은 격이다. 여전히 훌륭한 말빨을 가진 녀석...

싸비에게 밥을 얻어 먹고 잠시 후, 은보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녀석 나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 고생이 심한 것 같다며 피부가 더 나빠졌단다. 그런데, 오늘 내 피부는 최상의 상태였는데... 좌절... T.T 3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만나기가 참 힘들었는데, 은보도 예외는 아니어서 참 오래간만에 만나는 셈이다. 시도때도없이 울리는 전화기를 보니, 꽤나 인생을 사회적으로 사는 듯... 그래도 변하지 않은 건, 담배 꼬나물고 세상한탄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거... 그리고 세상 한탄은 항상 여자가 없다는 것으로 끝난다, 케케... 그래도 요즘 작업 거는 여인네가 하나 있고 성공할 것 같다는 걸 보니 곧 행복해질 듯.

오래간만에 캠퍼스를 느낄 수 있었고,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중간고사를 앞둔 그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직장인임을 속일 수 없는 캠퍼스에 대한 아쉬움,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던가!

이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