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포르투갈 2(6) vs (5)2 잉글랜드

바로 하루 전에 펼쳐졌던 D조 체코와 네덜란드전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경기였다. 전력차가 크지 않은 두팀간의 경기라 초반 지루한 시간이 좀 있었지만, 골이 터지고 난 후에는 그야말로 혈전이 벌어졌다.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도중에 교체된 루니가 없었던 탓인지 잉글랜드의 공격력이 다소 부뎌진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미드필더들의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연장전까지 가더니 연장전에서 마저도 한 골씩 기록하며 2:2,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벼랑끝에서 램파드가 잉글랜드를 살렸다.

승부차기에서는 베컴이 또 다시 역적으로 몰리는 역사가 만들어 졌다. 잉글랜드 첫번째 키커로 나선 베컴, 프랑스 전에서 바르테즈의 예상대로 왼쪽으로 찼던 베컴은 "베컴은 항상 그 쪽으로 찼다."라는 바르테즈의 말이 미심쩍었던지 잘 선택하지 않았던 오른쪽을 선택했다. 골키퍼도 바르테즈의 말이 떠올랐는지 왼쪽( 골키퍼 자신의 오른쪽 )으로 방향을 선택했다. 베컴이 옳았지만, 베컴의 실축이었다.

승부차기에서는 참 진귀한 풍경이 발생했는데, 베컴을 이어 나온 잉글랜드의 선수들이 모두 가운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세 명이 연속으로... 이러다 한번쯤은 막히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다섯번째 키커인 하그리브스는 오른쪽을 선택하고, 포르투갈의 골키퍼는 가운데라고 생각했던지 움직이지 않았다.

루이코스타의 실축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그들의 승리를 축하한다. 이제 개최국의 자존심은 세웠다. 한편, 잉글랜드의 탈락은 무척 아쉽다. 잉글랜드의 전력은 최근들어 가장 좋았었건만... 베컴의 페널티킥은 이제 너무 많이 읽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06년에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 잉글랜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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