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

워렌 버핏이라는 거물 투자자 덕에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장기투자가 좋다라는 막연한 인식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물론, 이것은 종목 선택에 있어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적으로 맞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에게 매년 그럭저럭한 수익을 안전하게 안겨다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소개하는 것일 뿐, 누구나 워렌 버핏같은 종목 선택의 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자금의 용도가 가져다준 끊임없는 인내심 또한 그의 특권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는 월가에서 명성이 자자한 투자자 짐 크레이머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의 회사인 크레이머 & 컴패니에서 5년간 짐 크레이머와 일했던 니콜라스 마이어라는 사람이다.

서두에서 장기투자의 귀재인 워렌버핏을 언급한 것은 이 책의 주인공인 짐 크레이머가 워렌과는 반대로 초단기투자의 귀재이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번의 매매를 자행하는 이른바 프로페셔널 스켈퍼이다.

혹자는 끝없이 나가는 수수료로 인하여 증권사 배만 부린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짐 크레이머는 증권사 배를 불려준 만큼 챙길 건 다 챙겼다. 즉, 잦은 매매를 통하여 증권사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대신 증권사는 짐에게 빠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짐 크레이머의 투자 방식이다. 즉, 투자를 제로섬 게임으로 몰고가며 발빠른 정보를 통한 발빠른 매매로 항상 제로섬게임에서의 승자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주식시장에서는 결코 누구도 믿어서는 안되며, 특히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믿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즉, 당신이 그들의 월급을 주지도 않는데 그들이 당신을 위해서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정보는 짐 크레이머같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자들에게 한정적으로 공급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라면, 잦은 매매가 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더라도 정신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크레이머 & 컴패니에 근무한 사람은 모두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12,0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까우리만큼 적은 장수와 넓은 줄간격을 자랑하는 편집때문에 본전생각이 나게 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월스트리트만큼이나 더러운 여의도 증권가에 대해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확정적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상욱